인명 구조에 밀려 5만여 마리 방치…굶주림·탈수로 죽어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뉴올리언스의 애완동물들에게도 끔찍한 재앙이었다.
도시 전체의 80%가 물에 잠기면서 수 만명의 주민들이 대피했으나 애완동물을 받아들이는 임시 수용시설은 전무했다. 이로 인해 5만여 마리의 각종 애완동물들이 주인을 잃은 채 방치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 중 상당수가 허기와 탈수로 숨졌다.
가끔씩 침수지역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수색대원들의 보트가 오갔지만 애완돔물들은 이들의 구조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력을 다해 구조 보트를 향해 헤엄쳐 간 애완견들마저 매몰차게 내쳐졌다.
홀로 남겨진 애완동물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마실 물이 없다는 것이다. 주인이 떠나면서 놓고간 먹이는 남아 있어도 물은 떨어진지 오래다. 그렇다고 오염이 심한 침수지의 물을 그냥 마셨다간 세균감염으로 죽기 십상이다.
미국 최대의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뉴올리언스 이재민들로부터 “애완동물을 구조해달라”는 2,000여통의 이메일이 날아들자 지난달 30일 200여명의 회원들을 규합, 뉴올리언스 진입을 시도했지만 시당국에 의해 저지당했다. 인명구조가 우선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뉴올리언스에는 강제 소개령이 발동됐기 때문에 이제까지 버텨온 1만~1만5,000명의 주민들도 조만간 떠나야 한다. 일단 주민 소개가 끝나면 그때까지 살아 남은 애완동물들은 부득이 제거될 수밖에 없다.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관계자들은 “차마 애완동물을 남겨둘 수 없어 소개령을 거부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을 구조해 주인과 재회할 수 있도록 인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론자들의 주장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루이지애나 남쪽 지역에는 주인과 헤어진 애완동물들을 구조해 수용하는 민간 셀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임시 동물 수용소 운영자들은 구조한 애완동물들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관한 정보는 katrina. petfinder.com을 통해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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