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래현(성악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23년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기까지 21년을 살았다. 금문교가 보이는 레스토랑에 앉아서 식사를 하면서도, 모국에 있는 친구들과 그리움 때문에 다시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다. 우는 내 모습을 본 언니와 어머니는 나의 충격적인 발언에 무척이나 섭섭해 하셨다. 친정 식구가 다 있는데도, 그 그리움은 무엇이었을까?…
6월의 신부가 되었고, 결혼 생활 22년에 3남 1녀를 두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동안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시킬것인가? 이것이 우리의 최대, 관심사였다. 모든 부모들의 마음처럼 자녀교육에 투자 하는것이 현명할거라고 판단했다. 만만치 않은 사립학교 학비를 내면서, 네 자녀를 키웠다.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서운한 말을 하는 가족이 차갑게도 느껴졌다. 그래도 우리의 신념대로 열심히 키웠다.
제 2 고향으로 정들었던, 샌프란시스코를 뒤로 하고 (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의 노래처럼…) 2년반 전에, 지금 사는 월넛크릭 으로 이사를 왔다. 우선 비싼 학비 부담이 줄었다. 아이들도 학교 생활에 잘 적응했다.
좋은 학군에, 좋은 동네와 반겨주는 이웃과 많은 나무와 다람쥐들을 만났다. 아침에는 새들이 나를 깨운다. 아름다운 일본 단풍 나무와 나는 늘 사랑의 눈길을 준다. 아담하고 아늑한 월넛크릭 다운타운… 작은 카페 골목길… 꽃과 나무들의 조화. 내 체질에 맞는 날씨…
앞 마당에는 장미, 수선화, 철쭉, 목련화… 이름도 잘 알수 없는 꽃들과 화초들.
13개의 Redwood 가 집 전체를 둘러있고, 작은 분수대에 고인 물을 마시러 새들이 놀러온다. 뒷 마당에 심어놓은 깻잎에 물 잘주라고 성화하시는 친정
어머니께는 따로 땅(?)을 떼어 드렸다.
바쁘게 살았던 도시를 벗어나니,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마음에서 부터… 삶을 즐기며 기뻐하는 여유와 내게 주어진 환경과 공간을 활용하는 지혜를
배웠다.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갔으며 이웃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가든 윈도우를 바라보니 단풍이 지려한다. 아름다운 색깔로 나를 유혹 할때는 무어라 대답할까?… 비라도 세차게 때리는 날에는 나는 저절로 시인이 된다. 빗물과 함께, 진하게 내린 커피를 마시며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며 편지를 쓴다. 나의 공간에서, 나의 음악을 들으며 내 가족들의 알콩달콩한 사연을 월넛크릭 산장에서 쓰고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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