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배우며
▶ 유설자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오랜 동안 가뭄이 계속되어 얼마나 애타게 비를 기다렸던가. 주말 내내 아스팔트를 난타하듯 퍼부어 대던 비가 목말랐던 대지 위를 흠뻑 적시며 갈증을 시원스럽게 해소시켜 주었다.
흩날리는 낙엽 속에 점점 깊어 가는 가을, 나뭇잎들은 분첩을 꺼내 든 것처럼 붉은 기운을 진하게 덧칠하고 있고, 떨어지는 가을잎을 보면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계절이 주는 사색의 향기를 느낄 수 있고, 가을 중턱에서 울어주는 귀뚜라미 소리에 잠 못 이루며 이리저리 뒤척거리는 것은 아직 마음에 젊은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일 테니 건강하게 움직이며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으니 얼마나 큰 축복인가. 살아있으므로 가능성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고 죽은 자에게는 기대할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 의지하며 삶을 유익하게 살 수 있도록 상부상조하며 사는 삶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인간이 인간을 아는 길은 독서를 통해서 이다. 다른 사람의 삶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라도 틈틈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의 폭을 넓혀 보다 나은 내일의 삶을 개척하며 꿈꾸어야 한다. 꿈꾸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꿈은 인간의 삶을 현실의 세계에서 환상의 세계로 옮겨놓기도 하고, 꿈은 인간을 보다 나은 세계로 끌고 가는 힘을 지니게 한다.
밝게 개인 오늘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창으로 들어와 식탁에 놓인 흑장미 꽃병 위에 환하게 쏟아내고 있다. 나는 이 아침도 나이에 걸맞게 예나 다름없이 노래와 웃음, 라인댄스 같은 소박한 즐거움에 도취되는 시간을 많이 갖곤 하며 또한 이 아침에 누가, 아니 나의 딸들이 사람이 사는 일, 사는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자라기 위해서 살고. 열매 맺기 위해서 산다고, 하지만 열매란 그냥 열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고통 속에서도 피나는 노력과 인내로 말미암아 단물이 고여 맺어지는 것이기에 자기 몫의 삶을 잘 챙겨야 할 것이다 라고. 그러나 너무 빡빡하게 사는 삶 보다 좀 느긋하게 차 한잔이라도 마시면서 뭔가 대화도 나누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며 사는 삶, 그것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어느 정신과 의사가 말하기를 불행하게도 정신질환자는 대개 부유한 가정 출신이 많다고 한다. 부가 결코 행복이나 만족감까지 가져다주지 못하는 것 같다. 돈이 다정함을 대신 할 수 없고 권력도 다정함을 대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사는 삶이 행복을 부르는 삶이 아닐까.
행복은 진정 마음의 거울에 비쳐진 자아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지 결코 누가 어떻게 마련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더욱 어떠한 세속적 고통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삶이 가치 있는 것이라 믿는 이야말로 정말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유설자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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