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허허실실 작전’에 맥빠진 부시
후진타오, 유연화법 구사 마찰 피해
AI 공동대응·北비핵화 공감대 확인
조지 W 부시(왼쪽) 미 대통령이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선 상태에서 후 주석이 뒤를 지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20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의 ‘창’과 후 주석의 ‘방패’가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후 주석은 특유의 ‘유연화법’으로 마찰을 피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인권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짐짓 “중국에서 사회, 정치, 종교의 자유가 신장되고 있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며 화두를 꺼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중국에서 민주제도와 인권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유연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중국의 관영방송은 아예 두 정상의 기자회견 자체를 방영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양국 정상간 이견은 경제 현안에서 두드러졌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위안화의 조속한 절상과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급증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구체적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지속적인 위안화 개혁에 나서겠다”거나 “미국과 함께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책을 가동하는데 협력할 것”이라는 식으?구체적 계획 없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는데 그쳤다. 후 주석은 또 중국 내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을 가속화 한다”는 정도의 공감을 표시했을 뿐이다.
AP 통신은 “양국 정상은 경제.군사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긴장 속에서 이루어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방지 노력이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협력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6차회담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추진 중인 모든 핵개발 계획을 폐기키로 약속했다”며 “북한의 신의성실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무산된 후 주석의 방미를 초청했다. 후 주석은 내년 초 방미 계획을 밝혔다.
한편 정상회담에 앞서 부시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첫 공식활동으로 베이징 시청(西城)구 시쓰난다제(西四南大街) 강와스(缸瓦市)교회에서 중국인 신도 등 700여명과 함께 예배를 봤다. 부시 대통령은 방명록에 “중국의 기독교도들을 축복 하소서. 조지 부시”라고 썼고, 로라 여사는 “사랑과 존경도 함께 하기를. 로라 부시”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날 미국 보잉사와 보잉-737 여객기 70대 구입계약을 체결, 미국의 무역 공세를 의식한 ‘선물’을 내놨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 근교 스징산(石景山)에서 사이클을 즐겼다. 부시는 21일 오전 몽골로 떠난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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