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주부)
얼마전 잘 알고 지내는 분께 도움을 청한 일이 있었다. 직업의 특성상 그분의 전문지식과 도움이 꼭 필요한 일이었다. 일을 끝내고 나오면서, “도와 주셔서 감사 합니다. 이왕 도와 주신김에 청구서도 좀 가볍게 보내주세요” 하고 말씀 드렸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이 두꺼워지는 걸까? 돌아오는 길 내내 쑥쓰러워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았다.
얼마후 날아온 청구서에 조그만 쪽지말이 들어 있었다. “부탁하신대로 최소한의 액수를 청구합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생각하다가, 체크와 함께 똑같은 쪽지를 적어 보냈다.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사세요. 저는 요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니까, 늘 행복하던걸요” 누구나 할것없이 스트레스가 많아 피곤하다고 말하는 세상이니까…
며칠후 전화가 왔다. “요즘 참 진하게 사시내요, 글도 쓰시고, 보기 좋습니다. ” “진하게?” 처음엔 언뜻 무슨뚯인지 몰라 내식대로 “물 좀 타죠”하고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나름대로 이런 저런 일로 바쁘게 사는 모습에 대한 격려이신것 같았다.
당장 크게 무엇을 이루지 않더라도 주어진 시간 속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는것, 길게도 멀리도 보는것이 아닌, 오늘 하루를 꽉차게 산다는 게 뿌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에 매달릴수 있는 열정과 에너지가 있다는 것에 나는 늘 감사하며 산다.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삶속에 챙겨주는 안부전화, 그 의미는 따뜻함이었다. 요즈음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인간관계 속의 고독이라 하였던가? 바쁘다는 핑계로, 진정 따뜻한 마음의 전화 한번 주고 받기도 힘들어져 간다. 한참을 연락없이 지내다 보면, 쑥쓰러워서 못하고, 바쁠땐 바빠서 못하고, 이래저래 자기중심적이 되어가는듯 싶다. 어쩌면 상처 받을것을 두려워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 열기를 두려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잘 지내시는가 전화 했습니다, 일은 잘 되어 가시죠?” 혹은 “건강하시지요?”하고 안부를 물어 주시는 분들의 전화를 받고 나면 가슴이 뭉클하고 정감있는 인간미에 세상이 다 환하게 느껴진다.
받는 이도, 거는 이도 모두 따스함을 함께 나누는 것이리라. 따뜻한 말 한마디, 전화 한통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온정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가는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내가 먼저 안부전화 한번 못한 송구스러움이 들기도 하고 받는데 익숙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늘 받는데 익숙했던 저도 오늘은 안부전화 좀 해 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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