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전 영화배우>)
열공하삼!(열심히 공부하라), 바쁘삼?(바빠?) 허걱~!! , 쿨컥~!!……. 인터넷의 싸이월드란 곳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의 언어세계이다.
`바람직한 자녀와의 대화방법`이란 책속에는, 부모가 자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고루한 엄마보다는 그들의 세계를 이해해주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자, 싸이월드에 홈페이지를 만든지 2년이 되어간다.
처음에 홈페이지를 만들고는, 너무 재미있어서 컴퓨터앞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엄마도 `싸이폐인`이 되어 가냐며, 아이들에게 열라(많이) 구박 받았다.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된것이다.
누구에게나 비슷한 또래의 세계가 있는 것처럼 그들도 `싸이월드`라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었다.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어떤 친구관계를 갖고 있는지… 혹시, 삐뚤어 지진 않을까? 늘 걱정이 많은게 부모의 마음이다.
어깨너머로 그들만의 세계를 엿보다가, 드디어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들의 세계속을 넘나들어 본다. 가끔 방문하여 방명록에 글도 남기고, 친구들이 남겨놓은 댓글도 읽어보고, 올려진 사진들을 보며, 그들 또래의 생각, 말하는 스타일, 생활의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날 큰아이의 싸이에 들어가 보니 아무것도 볼수가 없었다. 공개를 꺼리면 일촌이 되어야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무슨일이 있나? 숨길일이 생긴걸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일촌신청을 하고 10여일이 지났을까? 일촌신청을 받아 주었다. 엄마가 자신들의 세계에 들어와도 좋다는 뜻이다. 모든 것을 열고 받아주니, 서로가 믿는 마음뿐이다.
요즈음은 딸아이의 친구들까지 일촌신청을 해온다. 가끔은 쪽지도 보내서 “널로 오삼, 업 데잇 했삼” (새로운 것을 올려 놓았으니, 자신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달란다). 딸아이하고는 밥 먹다가도, 뜻맞는 이야기기 나오면, 남은 손으로 ‘하이 화이브’를 한다. 그야말로 친구같은 엄마, 친구 같은 딸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강한 어조로 우리의 부모님들이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엄마에게 대적하지 말것, 부모에게 무조건 복종할것을 강조했었다.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선택일 뿐이다. 어제는 둘째가 기분이 영~ 안좋다.
“주나, 어디 아프삼? 공부하느라 힘들지? 살다보면 좋은 일도, 힘든 일도 있는 거삼, 힘내삼… 엄마는 주니가 항상 고맙삼, 라뷰!!!”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엄마, 글 남겨 주셔서 고맙삼, 라뷰!!!” 어떻게든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요즈음은 나자신을 업데잇 시키기 위해서도 틈틈이 들른다. 빠르고 새롭게 만들어 내는 그들만의 언어를 따라잡기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엄마로 새로 태어나기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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