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이제 건강을 되찾아 너무 기뻐요”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거주하는 이수진(24·미국명 애나 리)씨가 신장 이식을 통해 어머니 이정옥씨를 살려내 한인사회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오랜 당뇨로 신장 기능이 망가져 혈액투석에도 불구, 신장이식만이 유일한 생존의 길이었던 어머니 이정옥(54)씨를 위해 이씨가 수술대에 오른 것은 지난달 15일.
딸 수진씨가 어머니에게 받은 신체의 일부분을 다시 어머니에게 되돌려 준 이날, DC의 워싱턴 하스피털 센터에서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신장 이식은 6시간이나 걸리는 대수술이었다.
수술전 어머니 이씨는 수술실로 향하며 손을 흔드는 딸을 보며 한없는 미안함으로 통곡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나 수진씨는 12월 17일 퇴원했고 어머니는 해를 넘긴 1월 2일 자정 무렵 집으로 퇴원했다.
3일 실버스프링 자택에서 기자와 만난 어머니 이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시집도 안간 딸에게 흉터를 남겼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메릴랜드대 3학년에 재학중인 수진 양은 “엄마를 꼭 살리고 싶어 신장 이식을 결심했다”며 “신장은 내가 엄마에게 줄 수 있었던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수진씨는 “엄마가 혈액 투석을 받으며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때 내가 부모를 구하지 않으면 누가 구하겠는가라고 생각했다.”며 자녀가 해야할 당연한 일임을 강조했다. 어머니 이씨는 수술 받기 전 8개월 동안이나 1주일에 3번씩 4시간이나 걸리는 혈액 투석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혈액 투석에도 불구, 신장 기능이 여의치 않아 이식만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아무리 신장을 이식해 주고 싶어도 제공자와 수혜자의 조직이 같지 않으면 이식이 불가능하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어머니 이씨와 딸 수진양의 신장 조직이 같게 나왔다.
이씨는 “딸의 신장은 내 생애 최대의 선물”이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딸이 한국에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음에도 한국말이 유창하고 정이 남달리 많다”고 딸 자랑을 잃지 않았다.
아버지 이상범(60)씨는 “딸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번에 가족이란 서로 돕고 감싸주는 울타리라는 점을 가슴 속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수진씨는 “엄마의 건강회복으로 온 가족이 웃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새해가 온 가족에게 희망찬 한해가 될 것임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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