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의회서 탈북여성 포럼
▶ ‘북한의 미래 구상’ 주제
▶ 태영호 전 의원 부인 등
▶ 장마당과 여성 역할 강조

지난 11일 연방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탈북여성포럼에서 오혜선씨가 발표하고 있다. [연합]
북한자유연합(대표 수잔 숄티)과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지영)은 지난 11일 연방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탈북여성 3명을 초청해 ‘북한의 미래 구상’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전 의원의 부인으로 회고록 ‘런던에서 온 평양여자’를 출간한 오혜선씨와 ‘한국으로 가는 여정’의 작가이자 탈북 여성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도란도란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아씨 그리고 자유북한방송 김지영 대표가 발표했다.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어린 나이에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갔던 정아씨는 함께 팔려갔던 언니를 장마당(시장)에서 만나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을 구출하겠다고 결심하고 마침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여성은 가족을 포기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여성들은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사실상 배급이 중단되고 고난의 시기가 시작됐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배급이 중단되면 당장 생계가 막막할 수밖에 없지만 북한의 여성들이 장마당에 나가 물건을 팔아 생필품을 구해오는 등 30년 가까이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직장에 나가는 남성들의 수입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감시의 눈을 피해 장마당에 나갈 수 있는 여성들이 가정 경제의 70~80%를 담당하고, 중국과의 무역에 있어서도 여성들이 70% 이상 담당하고 있다”며 “북한의 변화는 장마당으로 향하는 여성들의 발걸음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국가 노동력으로 차출되고 또한 유교적 가부장제의 차별 속에서도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을 만들고 이끌어온 이들의 능력과 경험은 ‘북한의 미래’이자 ‘평화와 통일의 마중물’, 밑으로부터의 변화를 주도하는 ‘선구자’이자 ‘새로운 시민사회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으로 2016년 영국 북한대사관에서 탈북한 오혜선씨는 “김씨 일가의 권력 유지 욕망 때문에 국민들이 노예처럼 고통 받고 있다”며 “이는 자연재해나 제재 때문이 아닌 김씨 일가의 탐욕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아픈 아들의 병도 치료할 수 없었던 그는 해외 근무를 신청했고, 결국 이러한 모성애가 자유를 향한 용기로 이어졌다.
오씨는 “나라 전체에 촘촘한 모기장을 친 것처럼 외부 정보를 통제하고 있지만 ‘정보의 힘’을 믿는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고, 장마당에서 정보를 접한 여성들이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고, 결국 어둠 속에서 그들을 구출하고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영문판으로도 발간된 ‘런던에서 온 평양여자’는 자신의 기억을 되살리고 진실을 공유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들 여성은 북한 장마당이 여성 주도로 확산되면서 체제 균열을 일으키고 있으며, 개방 이후 여성 상인들의 역량이 경제 재건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최 측은 북한 여성들이 ‘숨은 개혁의 주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촉구했다. 수잔 숄티 대표는 “북한 여성의 목소리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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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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