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항공여행 요주의’
대한항공 회항소동 좁은 기내 자칫 심부정맥 혈전증
6일 하루동안 항공기에 탑승했던 노인 두 명이 잇달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이같은 사고와 관련, 노약자의 장거리 항공 여행시 건강관리 요령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새벽 LA를 출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012편에 탑승했던 필리핀계 80대 노인이 호흡곤란을 일으켜 승무원들이 응급조치와 함께 긴급 회항하는 등 구명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숨졌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012편이 이날 0시10분 승객과 승무원 359명을 태우고 이륙한지 2시간여 뒤 샌프란시스코 북서쪽 350마일 지점 상공을 지날 무렵 부인과 함께 탑승한 필리핀계 노인(82)이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었다. 승무원들과 승객으로 탑승한 한 의사가 즉각 응급조치에 나섰으나 상황이 악화되자 이경수 기장은 즉각 회항을 결정하고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이를 통보했다.
012편은 착륙 하중을 줄이기 위해 연료 60여톤을 공중에서 방출하고 새벽 3시40분께 SF 공항에 도착, 대기중이던 의료팀에 환자를 인계했으나 의료센터로 급송중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항공기는 부족한 연료를 재주입한 후 오전 4시30분 인천공항을 향해 다시 출발했다.
한편 이날 낮에는 LA 국제공항에 도착한 캐세이 퍼시픽 항공사 소속 747기에서도 79세 노인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노인은 남성으로 LA 도착 약 3시간 전 기내에서 의식을 잃은 뒤 사망했으며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는 LA공항 도착 직후 시신 수습과 조사를 위해 본 터미널 대신 활주로 끝에 마련된 간이 터미널로 이동, 동승한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료 전문가들은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 중 ‘심부정맥 혈전증’(DVT: 일명 일반석 증후군)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 병은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다리 정맥압박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정맥 내에 혈액 응고물(혈전)이 생기는 것으로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운동을 통해 자주 몸을 움직여 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며 좁은 좌석 바닥에 짐을 놓아 발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줄이거나 수면제 복용 등을 피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심한 빈혈이 있거나 출산을 앞둔 임산부 등은 장거리 여행에 따른 피로와 시차, 그리고 건조한 기내공기 및 낮은 기압의 역행으로 건강상태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고, 항공사에도 이를 알려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문 대한항공 LA공항 지점장은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객 본인이 건강상태를 과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여행객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될 경우 항공사는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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