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옥<주부>
그러니까. 이웃 사촌.
중국의 북경으로 3박4일의 짧은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한국에서 2주일을 지낸 후의 일이었다. 우리 가게의 미국인 메니저 겸 친구인 에나와 같이 간 여행이었다. 한국에서 있는 동안은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는 둘이서 주로 말을 많이 아꼈었다. 영어에 자신도 없었지만 뭔지 주시하는 거북스런 분위기도 있었다. 그래서 조심성을 가지고 주로 많이 보고 들었다.
직접 보지 않고는 그 큰 규모를 상상할 수 없다는 자금성을 한 눈에 다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산엘 오르고 있었다. 거의 정상에 가까웠을 때 미국인 두 사람이 허트러지는 머리를 감싸며 마주 내려오고 있는데, “바람이 센 날이지!”하고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넸다. 그들도 웃으며 다정하게 응답을 해 주고 지나갔다. 참으로 편안했다. 남의 나라에서 보는 미국인들이 왜 이렇게 가까운 느낌이 드는 것일까.
24년을 이곳에서 살지만 내 자신이 심하게 미국화 되었다고는 생각지 않았었다. 뿐만 아니라 무조건 좋다 싫다는 식으로 빠져드는 성격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자신이 미국인을 만나자 반갑고 편안하고 자연스레 말이 나오는 이유를 나름 데로 짚어 보게 되었다. 그래, 이웃이야. 변명같이 들릴지는 몰라도 이웃이기 때문이라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이방인처럼 뚝 떨구어져서 어색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 인 이곳생활에 내가 함께 적응하기 시작해서 친해진 나의 이웃, 이웃사람들. 두렵고 알 수 없었던 그들이 이젠 친구가 되고 내 생활의 일부가 되고. 이웃 사촌이 된 것이다.
한 민족을 따지고 한 성을 따져야 사촌이기에는 우리들의 삶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형제도 친척도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받아들이며 교류를 않는다면 사실은 가까이 에서 삶을 나누며 사는 이웃이나 친구보다 더 나을 게 없다. 나의 이웃은 나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다. 식구들, 친구들, 교우들, 손님들, 동료들, 동네사람들, ....
내 삶을 살찌우게 만드는 것이 바로 나의 이웃이다. 나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느낌표를 찍으며 살게 만드는 원동력. 이 이웃 사촌에게 마음을 활짝 열어 서로 기대고 살아야 겠다.둘이면 따뜻해도 혼자는 춥고 외로울 테니까.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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