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총감독 최명현씨

경기전 쇼·시상식 등 완벽

수퍼보울 10억 팬 사로잡아

한국계인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하인스 워드’(30·와이드 리시버) 선수가 지난 5일 열린 수퍼보울 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MVP로 선정되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날 행사의 총 진행자가 한인으로 밝혀져 화제다.
미 프로풋볼(NFL) 행사 감독(Director of event presentation & entertainment)인 최명현(35·미국명 새미·사진)씨가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개최된 제 40회 수퍼보울 경기에 전세계 10억 팬들의 눈을 집중시킨 장본인이다.
경기 킥오프 4시간 전부터 시작된 프리게임쇼와 ‘롤링스톤스’의 하프타임쇼, 경기 후의 시상식 등 ‘거의 완벽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이날 행사는 최씨의 작품이었다. TV에 방영된 광고를 선별하고 순서를 정하는 일, 2만5,000달러짜리 빈스 롬바르디 챔피언 트로피를 티파니에서 제작하는 일까지도 직접 신경을 썼다.
최씨의 NFL 진출은 지난해 미 프로하키 리그 ‘NHL’ 선수들의 파업이 계기가 됐다. NHL에서도 행사 디렉터를 맡아 ‘스탠리컵’ 경기를 기획하는 등 한창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리그가 무산되면서 본의 아니게 몇 달 쉬게 됐다.
예상치 못한 시련이었다. 그러다 엉뚱한 해프닝이 그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 마침 그해 수퍼보울 하프타임쇼에서 흑인 인기가수 ‘재닛 잭슨’의 가슴노출 사건이 발생했다. 행사 책임자가 문책을 받아 물러났고 최씨는 7번의 인터뷰 끝에 더 큰 물을 만나는데 성공했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올스타 경기 ‘프로보울’ 행사 진행도 맡아 하와이로 날아가 있는 최씨는 전화통화에서 수퍼보울 행사를 치르느라 얼마나 돈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너무 바빠 자세한 답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다음 주쯤 여유를 갖고 한인사회에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소재 타우슨주립대학을 나온 최씨는 현재 뉴욕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미주한인기대책기구(대표 이순근 목사) 이사로 있는 최지원씨와 어머니 장의옥씨의 막내 아들로 큰형 광현, 둘째 형 대니씨가 가족이다. 그는 태어난지 6개월 때 외과의였던 아버지 최지원씨가 사모아에 있는 수산업기지로 발령 받으면서 미국으로 왔다.


<워싱턴 DC-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