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하루 앞두고 대한인국민회관을 방문한 독립유공자후손회 이춘자(오른쪽)회장과 최인국 부회장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효섭 기자>
3·1절 87돌 기획취재
이곳 저곳 흩어져, 체계적 보존 시급
개인소장품 일부
후손들 진가 몰라
상자째 뒹굴기도
일제에 항거, ‘대한민국 만세’ 함성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울린지 어느덧 87주년을 맞았지만 미주 한인사회내 독립운동 사료들은 아직도 갈길을 찾지 못한채 방황하고 있다. 특히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사료들의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어,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들이 빛도 보기전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자료를 한 데 모으고 정리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민역사 박물관 민병용 관장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한미박물관이 제 기능을 못해 한인이민역사 박물관, 대한인국민회관, 도산홀, 도산 가족, USC, UCLA 등으로 자료가 분산돼 효과적인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래도 기관이나 단체에서 보관중인 자료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 초기 이민자의 후손들이 보관중인 개인소장품 중에는 부주의로 분실되는 자료가 많다. 그중에는 김구 선생의 친필휘호와 애국지사 한시대 선생의 유품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것들도 적지 않다. 초기이민 2세인 케네스 김씨는 “부모님이 소중하게 간직하라며 물려주신 박스가 몇 개 있었는데, 이사를 하면서 대부분 분실했다”며 “한자를 모르니 가치를 알 수 없어 남아있는 거라도 기증하고 싶지만 어디에 가져다 줘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정부는 뒤늦게 ‘해외 이민사 및 독립운동사 관련 자료와 유품’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LA총영사관도 2005년 11월부터 올 1월말까지 한인이나 한인단체가 보유중인 자료와 유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영사관이 새롭게 파악하거나 기부 받은 사료는 단 한 점도 없다. 총영사관이 자료나 유품을 보유 관리하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의 신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동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초기이민 2세인 김영옥 대령과 김인씨가 소장했던 중요한 사료들은 일본계 교육기관인 ‘고포브로크’와 USC 동아시아 박물관에 기증됐다. 김인씨의 기증 목록에는 독립유공자인 그의 부모가 받은 한국정부 훈장 두 점도 포함돼 있다.
영사관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인해 한인 전문가들에게 실태 조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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