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공방전이 벌어지는 6가와 웨스턴의 한 건물. 1층에 나이트클럽 신청이 됐다가 기각되자 이번에는 식당으로 재신청된 상태다. <이승관 기자>
6가+웨스턴 횟집 면허 청문회서 인근 노인들-업주 재격돌
“술집이 넘쳐나는 곳에 또다른 술집이 들어서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술 취해 춤추고 노는 공간이 아니라 식구, 친구들이 해산물을 먹으며 저녁 한때를 즐길 수 있는 가족 식당입니다.”
한인타운 한복판 6가와 웨스턴에 “술 파는 업소”가 들어서는 것을 놓고 인근 노인 아파트 입주자들과 업주 간의 1년여 넘겨 벌여온 양보 없는 한판승부가 이제는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유명 나이트클럽 ‘마마 라이언스’ ‘식스 애비뉴’ ‘월드컵’ ‘바지’등이 운영되던 자리로 크고 작은 범죄 발생과 주민 불평신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LA시가 수 년전 면허를 취소했었던 곳이다. 지난해 다니엘 오씨가 나이트클럽을 신청했다가 시 당국자들의 ‘동정론’을 등에 엎은 노인들의 반대로 퇴짜를 맞았었다.
이번에는 오씨는 업종을 식당으로 바꿔 LA시 센트럴 도시계획 커미션에 항소, 28일 청문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도 다목적연장자센터의 박창형 목사가 인솔한 노인들 20여명의 결사 반대에 봉착한 것.
오씨측 컨설턴트 회사의 킹 우드 대표는 “주민불만을 감안해 나이트클럽 개업 계획을 백지화시키고 업종 자체를 식당으로 바꾸었다”며 시 당국이 이전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해당 지역 시의원인 허브 웨슨 의원 측도 “나이트클럽 허가는 무조건 반대하지만 식당은 다른 사안”라며 업주에게 유리한 발언을 했다.
그런데 청문회에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횟집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오씨 측의 설명을 좀처럼 믿지 않았다.
6가와 맨해턴의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에스더 김 할머니는 “술을 파는 곳은 아무리 다른 이름을 써도 술집”이라며 “이미 서너개의 술집이 들어서 있는 지역에 또다른 술집이 들어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대했다. 권경호 할아버지도 술 취한 한인청년들의 노상방뇨, 한밤중 고성방가 등에 진저리가 난다며 항변했다.
1시간이 넘는 설전이 벌어졌지만 ‘면허 전쟁’의 승부는 나지 않은 상태다.
박 목사의 통역을 통해 한인노인 10명의 한국어 증언을 들은 커미셔너들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좋은 사례를 오늘 목격했다”고 직접 대답을 회피한 채 항소건에 대한 결정을 4월 달까지 미루겠다고 밝혔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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