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전 TV 구성작가)
엄마가 된 지도 7년. 임신기간까지 합치면 8년이다. 엄마도 하나의 직업이라 생각하고, 내 일을 잘 해내기 위해 그동안 다른 이들의 육아서를 곧잘 읽어왔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엄마들 중에 ‘정 트리오’ 남매를 키운 ‘이원숙’ 여사가 있다.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열성엄마 역할을 한 그녀의 적극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세계적 지휘자가 된 그녀의 아들,‘정명훈’이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가 되어 ‘시민들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공연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오랜 외국 생활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악가가 된 그가 오십이 넘어 귀향하여 ‘시향’을 이끌고 구민회관이나 동네 교회에서 음악회를 열고, 또, 그 음악회를 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음악을 들을 사람들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다니는 이 신개념의 음악회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는 ‘시향’다운 모습이었다. 목에 힘을 빼고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음악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그가 새삼 대단해 보였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갈 수 있는 그의 여유와 지혜로움이 조국의 음악계를 발전시킬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었다. 그를 보며,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 ‘이원숙’ 여사가 새삼 부러운 것은 한 엄마로서 꿈을 이룬 그녀의 삶 때문이다. 자식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살아간 한 엄마. 그리고 그녀가 지녔던 꿈이 자랑스럽게 이뤄진 모습에 내 가슴 또한 벅차오르는 것은 나 또한 엄마이기 때문이다. 한 엄마가 지녔던 꿈이 이루어졌을 때, 그 꿈은 단지 자신의 기쁨을 넘어 많은 이들의 기쁨이 될 수 있다. 그것이 한 엄마가 지닐 수 있는 힘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찾아가는 능동성이 삶을 더 빛나게 만들 듯, 나 또한 나를 필요로 하는 내 아이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길 기다리기보다 내 편에서 그들을 찾아가 보려고 한다. 나 역시 꿈을 가진 한 엄마가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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