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숙<부동산 중개인>
한국사람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은 아마도 째째하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은 누구보다도 우선 손이 커야 한다. 음식도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일일이 남은 음식을 싸서 보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손이 작고 째째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게된다. 그런데 가까이 사는 일본 사람들을 보면 한정된 땅에 많은 사람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인지 뭐든지 쬐끔씩이다. 음식의 양 부터 그 음식을 담는 그릇까지 모두가 앙증맞음 그 자체이다.
이런 국가간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비자의 특성들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걸 발견하게 된다. 우리들은 무엇이든지 일단은 커야 하고 최초이여야 하며 제일인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는 인구당 휴대전화 보급율, 초고속 인터넷 가입률, 화장품 소비량, 인구 대비 성형수술 비율이 세계 1위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스타벅스 매장도 한국에 있다. 소위 요즘 유행하는 원룸이라는 형태의 좁은 주거 공간에도 냉장고 만은 대형이다. 물론 자동차도 중형 이상은 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흔히 볼수있는 골프 카트보다 조금 더 큰 그런 차들은 물론 찾아 볼수도 없다.
요즘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조금씩 써도 효과는 마찬가지이고 포장비와 수송비등을 절약할 수 있는 소위 “농축형” 물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쉬운 예를 들 수 있는게 세제이다. 옛날 어머니들이 빨래판에 힘들게 문지르던 고형 빨래비누에서 발전한 그 “가루비누” 말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 농축형이 나왔지만 이사간 집에 들고 가기엔 너무 손이 부끄러운 사이즈라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농축”이라는 개념은 무색해지고 전 처럼 듬뿍듬뿍 쓰다보니 하수 오염 문제까지 덤으로 안게 되었다.
모든게 축소지향적인 일본 사람들은 멀쩡한 종이도 접고 또 접어 작은 무엇을 만들고 소위 도시락도 칸칸이 나누고 위 아래로 포개 공간을 이용하는데 비해 우리들은 커다란 냉장고가 모자라 김치냉장고 라는 것을 만들어 냈다. 무엇이든 크고 번듯하고 그럴듯해야 남들 앞에 체면이 서는 우리들. 이제는 실속을 차릴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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