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당시 유나이티드 175편에 탑승했다가 숨진 한인 수 김씨와 남편 피터 핸슨, 딸 크리스틴 핸슨 등 가족의 단란했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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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충돌하면서 폭발한 유나이티드 항공 175편에는 남편 피터 핸슨(당시 32세), 딸 크리스틴(2세)과 함께 한인부인 수 김(당시 35세)도 탑승하고 있었다.
특히 크리스틴은 이 사건의 전체 사망자 2,973명중 최연소자였다.
“빌딩과 충돌하려고 하나봐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만약 그렇다 해도 순식간일 거예요.”
10일 9.11테러 공범으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는 자카리아스 무사위의 사형 선고공판에 출석한 리 핸슨(73). 그는 순식간에 불귀의 객인 된 아들과 며느리, 손녀를 그리며 당시 기내의 아들과 주고받은 긴박했던 순간들을 차분히 전했다.
핸슨은 “아들이 자신을 안심시키려 이 같이 말했다”며 순간 순간 떨어지는 눈물을 연신 훔쳐댔다.
당시 아들 가족은 사업과 단란한 가족여행을 겸해 모처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핸슨에 따르면 아들 피터는 무역센터와 충돌 직전까지 휴대전화를 통해 “승무원이 칼에 찔렸다”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 모든 승객들이 구역질을 하고 있다”는 등 당시 상황을 차분한 목소리로 자세하고 생생하게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전화기 너머로 들린 아들의 ‘오! 하느님’이란 외마디는 아들 가족의 유언이 됐다.
리 핸슨은 TV화면을 통해 비행기가 빌딩과 충돌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그렇게 아들 가족을 보냈다. 그는 “크리스틴은 매우 귀여운 사랑의 화신이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핸슨을 포함해 정부측 증인으로 채택된 총 7명이 출석했다. 이들은 모두 9.11테러 때 최소 2명 이상의 가족이나 친지를 잃은 유가족들이었다. 이날 공판에는 자료 비디오도 함께 방영됐다.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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