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이해와 대화의 폭을 늘리기 위해 한 전문기관이 개최했던 행사 모습. 이같은 행사들은 한인가정을 더욱 건강하고 건전하게 만드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긴급진단 시리즈<3·끝>한인사회가 나서야 한다
종교계도 외형성장에 걸맞게 개개인 삶의 애환 보듬어야 한인정신상담소, 핫라인 개설 24시간 상담서비스 시작 다행
가족간 범죄를 대할 때마다 한인들은 정신나간 개인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터진 존비속 살해·자살 사건은 한인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그같은 범죄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인 사회가 이룩한 부의 성장 뒤에 가려져 있던 부작용이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비극의 재판을 막기 위해서는 한인 사회가 앞장서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한인정신상담소(소장 피터 장)는 13일부터 핫라인을 개설, 가정불화와 정신 갈등을 겪는 한인을 위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다. 평범한 한인들이 극단적 범죄를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상식을 한인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인들이 교회와 동창회 등 각종 친목모임에 참석해도 ‘소유를 뽐내는’문화로 인해 서로에게 쉽게 다가설 수 없다는 교계 관계자의 설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한인정신상담소는 이밖에도 20일 상담을 꺼리는 한인 남성들의 편의를 위해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로 구성된 서포트 그룹을 조직, 한인들의 상담을 유도하는 한편 2·4분기에는 단편적 유형 분석에 그쳤던 보고서를 가정불화의 배경 원인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는 한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음에도 한인들의 정신 장애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적절한 대응책을 찾을 수 없었던 데 대한 반성인 셈이다.
한인 교회도 한인들의 영적 구제에서 외연을 넓혀 각종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한인 교회는 소셜 네트웍을 위해 교회를 찾는 한인이 많은 만큼 신앙의 보루 역할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공동체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동양선교교회는 올 여름부터 아버지 학교를 운영한다. 아버지 학교는 가부장적 관념을 갖고 있는 한인 남성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어려움을 공유, 이민생활의 변화에 힘들어하는 한인 남성들의 스트레스를 덜어 줄 전망이다.
이 교회 유수열 목사는 “설교란 일방적인 방식을 넘어서서 교회가 교인들의 아픔과 고민의 표현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며 구역 모임의 활성화 등을 통해 교회가 한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상심리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타인종들은 한인들을 ‘부지런하고 경제적 성공을 거둔 소수계’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무뚝뚝한 민족’이라고 말한다. 경제적 성공에 대한 중압감이 한인들의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갔다는 의미다.
‘소유가 아닌 존재를 나눌 수 있는 가족, 친구가 경제적 성공보다 소중하다’는 화두가 2006년 4월 비극이 퍼져 있는 한인 사회에 던져졌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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