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의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논설주간이 29일 고이즈미(小泉)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를 비판하는 기명칼럼을 재차 게재했다.
와카미야 주간은 이날짜 조간에 실린 편지형식의 칼럼에서 민주주의라는 대의를 내세워 걸핏하면 전쟁으로 내닫는 미국과 뻑하면 과거에 매달리는 일본. 그것을 서로 허용하는 게 부시.고이즈미의 우정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이번 정상회담에서 야스쿠니문제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칼럼은 9.11 직후 미국에서는 진주만 공격 이래 첫 기습이라거나 가미카제특공대 이래의 자폭공격 등 현지 거주 일본인들로서는 듣기 괴로운 표현이 많았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을 방문, 강한 연대를 표명하고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자위함을 인도양에 파견하는 등 미국을 적극 지원하자 감격한 부시 대통령은 진주만 기습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의 적국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됐다고 추켜 주는 사이가 됐다고 지적했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 선진국이 된 일본의 예는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는데도 편리하게 이용됐다는 것.
개전 3년을 맞은 이라크의 현재 혼란상을 보면 너무 단순했다는 생각도 들지만어쨌든 일본의 민주화는 이용가치가 컸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취임 이래 야스쿠니참배 강행을 되풀이한 것은 ‘민주주의 일본’을 상징하기 보다는 ‘과거의 군국주의 옹호’로 비친다고 강조했다.
와카미야 주간은 총리는 그런 비판을 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정부차원의 공식 입장만 그럴뿐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선임장관이 일본의 고립을 경고함으로써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헨리 하이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의 의회연설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야스쿠니참배 중지약속을 요구한 것은 그렇다고 쳐도 많은 미국인이 총리의 야스쿠니참배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식인의 발언도 두드러지고 있다.
그는 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의 신뢰가 하락한 데다 주일미군재편과 기지이전 비용부담을 놓고 미국에 대한 일본의 여론이 나빠지고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과거와 결별할 수 없는 나라’라는 우려가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은 얄궂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와카미야 주간은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에게 중국은 스테이크 홀더(이익공유자)라고 말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일당독재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문제가 있는 건 그렇다 쳐도 일본은 같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야스쿠니문제에서 점점 더 일본편을 들기 어려운게 고민이라는 일본주재 유럽 국가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미.일안보체제가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관하에 더 긴밀한 군사협력 단계로 들어가는 것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와카미야 주간은 작년 4월에도 야스쿠니참배는 하수라는 요지의 기명칼럼을 게재해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강행을 비판했다.
l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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