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황실문화 되살려야”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 황실문화를 되살리고 보존해야 합니다”
가요 ‘비둘기 집’으로 유명세를 탔던 이석(66·사진)씨. 조선황실의 후손으로 더욱 잘 알려진 그가 LA를 방문했다.
가수를 그만둔 뒤 1979년 샌디에고에 정착했다가 1989년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부인 이방자 여사가 타계하자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한 이후 15년만에 형제들을 만나기 위해 LA를 들른 이씨의 얼굴에 새겨진 깊은 주름에서 그간의 여정과 세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요즘 황실문화 보존운동의 선봉에 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존한 황실 가족중 승계 1순위 왕자라는 책임과 의무가 한 몫을 했다.
그가 이같은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조선황실의 문화와 예절, 음식 등이 우리의 역사를 이어주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자 관광자원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상징적 황실 보존을 위해 경복궁에 황실 가족이 기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서명운동을 지난 1월 시작, 30만명이 동참했다.
2004년 10월부터 전주의 한옥마을에서 생활하며 황실문화 알리기에 열중인 그는 지난해 설날 무려 3,000여명으로부터 세배를 받기도 했다. 또 현재 전주대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소중한 문화자산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현재 생존한 직계 왕손은 7-8명 정도. 하지만 조선왕조의 몰락과 함께 황실가족은 혹독한 시련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탓에 지금도 서로 황실 얘기는 피하려 한다는 게 이씨의 전언. 그래도 이씨는 “체통을 지켜달라”는 약간은 우스개 소리로 위로와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단다.
이씨는 “이승만 정권 수립 이후 황실재산이 국고로 환수된 채 거리로 쫓겨난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이 때문에 적지 않은 황실 가족들이 비정상적인 삶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미주 한인들에게도 황실문화를 알리고 싶어한다.
내달 4일 워싱턴에서 가질 강연회가 첫 시험무대인 셈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자주 미국을 방문,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계획이다.
이씨는 또다른 작은 희망도 갖고 있다.
내년 가을께 LA에서 자신의 히트곡 등을 포함한 세미 클래식 콘서트를 여는 것. 이순을 훌쩍 넘어 고희로 가는 길목에서 쉽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을 음악에 담아보려는 순박한 의도에서다.
<황성락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