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입수 미 국무부 비밀해제 문서서 드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평소 한국의 핵무기 개발, 보유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1974년 8월15일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게 피살당하자 한층 적극적이고 빠른 속도로 핵 개발을 시도했던 사실이 최근 비밀 해제된 미 국무부 문서에서 드러났다.
뉴욕한국일보가 입수한 1973~74년 미 국무부 비밀해제 문서에 의하면 1974년 11월4일 당시 리차드 스나이더 주한미대사는 국무부 본부에 보낸 보고서에서 “우리는 한국이 제3, 4호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중수로 핵 발전기 2대와 핵 연구용 발전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박 대통령은 이 계약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이동조 외무 장관을 11월15일 오타와로 보낸다. 그러나 캐나다는 핵무기 개발에 쓰여질 위험이 높은 핵 연구용 발전기 제공에 난감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스나이더 대사는 11월7일 보고서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국내외 세력이 자신의 목표 달성에 방해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특히 육 여사 암살 사건과 관련해서는 극단적인 정책을 펼쳐 일본과 외교관계 단절까지 고려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박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세력을 용인할 경우 미국의 재정 지원과 군사 원조도 포기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박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점진적 축소에 이어 최종적으로는 미군을 완전 철수시킨 뒤 다른 곳에서 군수 물자를 조달하고 향후 10년 이내에 독립적으로 핵 억제력의 초기 단계에 돌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이 확실시 된다”고 밝혔다.
이어 11월14일자 전문은 “캐나다 정부가 한국의 핵 개발 의지를 확인하고 한국에 핵 발전기를 판매할 지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보고했다. 이외에 파리 주재 미 대사관은 한국이 비밀리에 프랑스로부터 핵 연료 처리 시설을 매입키로 하고 최종 계약만 남겨둔 단계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 11월29일 국무부에 보고했고 국무부는 하루 뒤 이같은 내용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제네바주재 미 대표부에 통보했다는 기록도 비밀 해제 문서에 포함돼있다.
한편 스나이더 대사의 전임자인 필립 하비브 대사는 1974년 8월8일 국무부 본부에 보낸 ‘핵 무기 개발’이라는 제목의 전보에서 “우리는 한국의 자주 국방 의지가 커져가고 미국에 대한 의구심으로 한국 국방 고위 관계자 대부분은 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희망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고 보고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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