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쇼마리 린튼(가운데)과 저스틴 브라운이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투호놀이를 즐기고 있다. <서울-우정아 기자>
“아악”
매튜는 오징어를 본 순간 얼굴을 찌푸리며 정색을 했다. 오늘은 오징어 부침개를 만드는 날. 한국에 대해 배우겠다고 온 매튜 아크펠드(라카냐다 고교 9학년·14)는 민박 ‘엄마’인 김미경씨와 함께 열심히 요리를 배웠다. 처음에는 징그럽다는 표정이었지만 자기가 직접 만든 부침개를 5∼6개 먹었다.
한국어 진흥재단(이사장 문애리) 주선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고교 한국어 클래스의 미국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가장 좋은 것으로, 또 가장 싫은 것으로도 음식을 꼽는다. 물론 이들의 한국 체험은 음식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가장 새롭게 느낀 점 중에는 단연 기술발전을 들 수 있다. 뉴욕 브롱스에서 온 로라 거버(존 필립 수사 중학교 7학년)는 주위에서 아시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많은 사람들은 북한 때문에 한국에 대해 나쁘게 생각한다며 친구들도 손가락을 모두 잃고 돌아올 거라며 놀렸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 와보니 기술적인 면에서나 위생적인 면에서나 오히려 뉴욕이 더 현대화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오스틴 윌리엄스(크레센타밸리 고교 10학년)는 공항에서 본 에스컬레이터가 수퍼마켓에 있는 것이 신기하고 좋았다.
‘JSA’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액션영화를 즐겨보는 알렉스 메시코프(클리블랜드 고교 12학년)는 한국 코미디나 드라마에서 한국인들이 피상적이거나 물질적으로 보여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실제로 와 보니까 그렇지 않아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한국인들이 미국 사람들처럼 보이기 원하는 것 같은데 한국적인 것이 더 좋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이들이 한국에 대해 배운 것 가운데 부정적인 것도 없지 않다. 로라는 어느 날 꼬마 3명이 물총으로 쏘고 웃어댔는데 민박 가정의 친구로부터 흑인이기 때문에 비웃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인종차별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한국의 지나친 교육열도 눈에 띄었다. 매튜는 저녁 늦게 마켓에 가면서 한국 학생들이 책가방을 메고 ‘학원’이라고 쓰인 건물들을 드나드는 것을 보고 김미경씨에게 자기는 학교가 끝나면 운동을 하고 노는데 한국 아이들은 언제 노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번역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오스턴 페리스(미시간주 부캐넌 고교 11학년)는 한국 사람들이 더 친절하고 인내심이 많다며 한국인들의 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스턴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대이나 맥닐(12학년)은 한국 체험에 대해 일기를 쓰고 있는데 지역 신문인 ‘베리어 카운티 레코드’에 기사를 써서 한국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저스틴 브라운(부캐넌 고교 12학년)은 이전에 ‘한국’하면 아시아를 연상했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그는 한국에 대해 가장 안 좋은 것이 뭐냐는 질문에 “한국의 분단 현실”이라며 “소련이 북한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미국에서 더 노력했어야 한다”고 외국인 같지 않게 대답했다.
<서울-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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