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처에 숨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다섯 명의 탈북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가 전달돼 미주 한인 교계와 인권단체들이 구명 캠페인에 나섰다.
워싱턴 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된 북한 선교 및 탈북자 지원단체 협의체인 ‘KCNK(Korean Community North Korea)’의 배재현 장로(피랍탈북인권연대 이사장)는 “얼마 전 피랍탈북인권연대로 다섯 명의 탈북자들의 팩스가 전달됐다”며 “미국 망명 길이 열린 만큼 이들이 직접 이곳에 올 수 있도록 필요한 경비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한 명을 제 3국으로 탈출시키는데 필요한 비용은 보통 1,500달러에서 2,000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지를 보낸 탈북자들은 함경북도 무산군에 살던 오-화, 오-남 부녀와 심-희씨, 회령시가 고향인 리-화씨, 서-덕씨. 기구한 운명과 공산 정권의 폭압에 의해 가족들이 겪었던 처함한 사연들은 편지를 읽는 사람들에게도 고스란히 그 고통을 전달해 주고 있다.
배 장로는 “탈북자 구출을 위해 크리스천 뿐만이 아니라 ‘좋은 벗들’ 등 타 종교 단체들도 협력을 많이 해 힘이 된다”며 워싱턴 한인사회와 교계가 큰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모아진 탈북자 구출 기금은 한국 피랍탈북인권연대(대표 도희윤)에 전달될 예정이다.
문의 (703)338-2388, 218-8 448 배재현
========= 탈북자 편지 내용들
▲오씨 부녀(55세·23세)- 21살 때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끌려가면서 반역자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먼저 탈북해 중국을 떠돌던 동생은 5년 만에 체포돼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는데 살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둘째 딸은 굶어서 사망하고 중국에 소를 팔려다 붙잡혀 교도소에 있던 아내는 출소하던 중 열차에서 졸도해 숨졌다고 합니다. 저는 딸과 함께 2004년 중국에 들어와 살고 있지만 평생 숨어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힙니다...
▲심x희(28세) - 1994년 식량 배급 중단으로 허기에 시달리며 살다가 중국으로 돈벌이 하러 뛰쳐나왔습니다. 18세가 되던 해 집으로 가보니 이모네 넷째가 굶어 죽어서 문지방에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보고 이모부와 땅을 파고 묻었습니다. 1999년 12월 24일 중국으로 다시 넘어 올 때는 둘째 삼촌이 강물에 빠져 얼어 죽었습니다. 오로지 내가 살아남아야 복수하는 길이다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있습니다. 저를 가엾게 생각해 주십시오...
▲리x화 - 98년 5월 두만강을 건널 때 저는 3도 화상으로 보는 사람이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사람 같지 않은 저는 4번이나 인신 매매를 당했고 생활도 문화도 언어도 다른 이국 땅에서 말채찍으로 맞고 밤에 잘 때는 쇠고랑이 채워져 있기도 했습니다. 우리 같은 탈북자들을 위한 자유로운 세상을 기원하며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저의 뜻을 깊이 이해해 주시고 꼭 3국행이 성사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서x덕 - 2000년 5월 한국 테입을 보다가 체포되어 감옥생활을 하게 되었고 모진 고문과 매질을 당했습니다. 9일 단식 끝에 병보석으로 나온 저는 60리 눈길을 헤치며 탈북을 했고 중국에 왔지만 인간 이하의 천대와 멸시를 견디지 못해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줌 똥을 싸고 살아난 걸 보면 하나님이 구원해 주신 것 같습니다.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과 세계 인권위원회 인민들에게 호소하고 싶습니다. 살려주세요...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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