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인들의 맹목적 명품추구 및 가짜 명품시계 파문의 진원지로 LA가 지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23일 오후 로데오 명품거리에서 한국 관광객이 사진촬영 및 샤핑을 즐기고 있다. <이승관 기자>
등록금으로 명품샤핑
짝퉁·사기사건 빈발
한국에서 벌어진 가짜명품시계 사건 이후 무분별한 명품 추구에 대한 경각심이 LA한인사회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LA 역시 ‘명품족’을 자처하는 한인이 많은데다, 한국발 명품사기사건의 진원지 중 하나로 LA가 지목돼 명품논란에 자유스럽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유학생 한모(24)씨. 그는 주위에서 명품족으로 이름이 높다. 800달러짜리 구찌시계, 500달러짜리 루이비통 지갑, 600달러짜리 돌체앨가바나 등 그가 매일 일상적으로 걸치고 다니는 의류만도 합산해도 3,000달러는 족히 넘는다. 물론 자신의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 보내는 돈으로 명품샤핑을 한다. 용돈도 모자라 이번 학기는 아예 휴학을 하고 그 돈으로 옷과 신발 등을 구입하고 나머지는 유흥비로 썼다.
그는 “LA가 한국에 비해 명품 가격이 훨씬 싸다. 사두면 다 남는 셈이다. 한국 부모님께는 한 학기 더 다닌다고 하면 그만이다”라고 말했다.
한씨의 말처럼 사실 LA는 명품샤핑에 적격인 장소다.
한국의 한 대형백화점에서 일했던 유학생 김지선(30)씨는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이쪽 백화점과 명품 샵들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이 한국에 비해 10∼25%는 저렴하다. 실제로 한국에서 명품 샤핑몰을 운영하는 사장들 중 LA에서 물건을 공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지나친 명품추구는 ‘가짜 명품’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욱 희소성을 지닌 제품을 찾는 명품족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가짜 명품을 만들어 파는 사기가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 이 때문에 LA한인사회의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한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가짜 명품시계 ‘빈센트 앤 코’가 대표적 경우다. 현재 구속 수감중인 이 회사 대표가 ‘필립 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LA한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일어난 뒤 한 제보자는 본보로 전화를 걸어 “2년 전 50만달러를 투자하라는 제의를 받았다. 윌셔가에 공장을 겸한 사무실과 두 곳에 매장도 보여줬다. 다행히 난 투자를 안했지만 내 주변에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서 또 다른 가짜 명품시계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오모나코’의 경우도 미국 공식 판매처가 한인타운에 위치해 이 역시 한국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타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 명품 시계 전문점 대표는 “LA는 전 세계에서 다이아몬드 사업이 가장 발달한 곳 중 하나다. 기술력도 좋아 가짜 명품시계를 만들기에 적격인 장소”라며 “LA에서 만들어진 가짜 명품시계가 더 있을 확률이 있다”고 걱정했다.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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