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시금치를 먹고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최근 발생했고 식품의약청(FDA)은 현재 포장된 시금치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시금치를 당분간 먹지 말도록 권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후 짧은 시간 안에 역학 조사팀이 그 원인을 밝혀내서 더 큰 불상사를 막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다만 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시금치가 모두 회수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시금치를 재배하는 농부들은 막대한 경제적인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한다.
급성 설사는 그 원인에 관계없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저절로 치료가 된다. 미국에서는 음식으로 전염되는 설사보다 비전염성 설사가 두배 정도 흔한데 질병통제국(CDC)에 따르면 연간 미국 내 식중독 환자는 760만명 정도이고 이중 5,000여명이 이로 인해서 사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아무리 체계적인 역학조사가 잘 갖추어 있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식중독이 집단으로 발생하지 않으면 그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오염된 음식을 먹고 1주일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살모넬라와 캠필로 박터균이고 이질균이 세번째,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대장균(E. Coli O157:H7)은 다섯번째로 흔하다. 이 대장균 감염이 항상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균의 감염은 출혈성 설사를 특징으로 하면서 노약자나 어린이에게서 신부전증을 일으키면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고 병원균이 죽더라도 독소는 남아있어서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살모넬라균은 익히지 않은 닭고기 등 가금류나 계란, 유제품에 의해서 전파되지만 신선한 육류 등에 의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흔한 식중독의 원인균인 캠필로 박터균은 조리되지 않은 가금류를 먹었을 때 전염될 수 있고 출혈성 설사뿐 아니라 후유증으로 관절염과 드문 신경질환의 일종인 기안 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을 유발할 수 있다. 세균성 이질은 심한 혈변과 설사가 특징적인 증상인데 사람들끼리의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병원성 대장균 E. Coli O157:H7은 주로 익히지 않은 쇠고기 등에서 검출되었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오염된 시금치나 야채에 의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3분의2 이상은 6월에서 9월 사이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식중독 예방법은 육류는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육류나 유제품은 먹지 않아야 한다. 요리 전에서 반드시 손을 씻고 야채나 과일은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는 것이 중요하다. 혈변과 설사, 복통 등으로 세균성 설사가 의심되는 경우는 병원을 찾아서 대변 검사를 받아야 한다.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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