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업소 ‘늦은 출시’ 불만
20년전 시스템 그대로
방송사 작업절차상 불가피
방송 후 약 2주 뒤에야 출시되는 한국 비디오의 출시 시점에 대한 업주와 소비자와 불만이 높다. 방송국 관계자들은 현재 시스템 상으로는 작업 절차상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민자로 구성된 한인사회의 독특한 사업모델 중 하나인 한국 비디오 대여업. 한국과 교류가 쉽지 않던 시절에는 많은 이민자가 비디오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쇼프로 보는 것으로 낙을 삼고, 향수를 달래 비디오 대여점이 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한국과의 직접 교류가 늘고 인터넷을 통해 최신 한국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환경이 예전 같이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
비디오 업소 사장들은 방송국 웹사이트에는 늦어도 방송 다음날 동영상을 업데이트하면서 판권료를 지불하는 비디오 업체에는 2주 뒤에야 녹화 가능한 원본을 배부해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국비디오미주연합회 마상호 회장은 “시대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방송 3사에 출시 시점을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지만 별 다른 조치가 없어 안타깝다”며 “비디오 유통 시장이 총판체제에서 방송국 직영체제로 바뀐 뒤 서비스 향상을 기대했지만 서비스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방송국 관계자들은 방송과 비디오 출시 시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원판을 위성으로 받아 미국 실정에 맞게 편집, 모니터, 매스터판 복사 등의 작업을 하면 최소 3∼4일 정도는 필요하다”며 “일주일에 두 번씩 묶음 발송을 하기 때문에 실제 배송 기간은 좀 더 걸릴 수 있지만 현 시스템으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과의 속도 경쟁에서 뒤져 소비자의 이탈이 늘어나자 일부 업주는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인터넷에서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매스터판 도착 전에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각 방송국에서는 ‘시장 질서를 흐린다’며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한 전직 업주는 “방송국에서 인터넷을 통한 불법 다운로드는 수수 방관하면서 판권료를 지불한 업주의 편의는 외면하는 게 현실”이라며 “모회사에서 가맹점의 성공을 돕듯이 판권료를 받는 방송국에서 비디오 업소의 경쟁력강화에 힘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국 측은 일부 업주들이 원하는 대로 실시간으로 원판을 개별 업소에 공급하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시장 여건상 실행은 시기 상조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최신 기술에 능숙한 일부 업주에게만 빨리 프로그램을 공급하면, 공정성 시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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