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김
부르나이에 있었을 때, 13년동안 같은 집에서 살았다. 이사간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오기 전에 정리 할게 많았다. 한번도 이사간 적이 없었기에 버릴것도 많았고 어떤 물건은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렇다고 가지고 갈 수도 없었다. 미국에와서 나는 참 이사를 많이했다. 1991년에는 혼자 자취하려고 방하나를 얻어서 이사했다. 무슨 짐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그때는 몰랐다. 그리고 얼마 있다 직장 근처로 이사갔다. 처음에 이사갔을때 보다 짐이 늘었다. 책도 많이 사다 보았고, 옷도 늘었다. 한 방을 쓰다가, one bedroom apt로 이사 가보니, 더 필요한 것들이 생겼다. 그리고 자리가 있으니, 그 공간들을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없던 가구도 샀고, 필요 없는 물건들도 샀다.
이렇게 두번을 또 이사갔다. 어머니께서는 이사하는데 이골이 났다고 하셨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너 이사안가니? 이사갈때 됐는데…” 하신다. 대학 때문에 산타크루스로 이사가게 되었다. 그런데 전기가 일주일에 한번씩은 나갔고,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싶어서 6개월 후에 다시 이스트베이로 이사왔다. 우리 식구만 고생시켰다. 짐 싣고, 내리고, 유홀차 빌리고 내가 가진 온갓 허섭스레기를 여기저기 끌고 다녔으니까. 그후로 나는 일년동안 연세대학교 교환 학생으로 갔었다. 그때도, 나는 이민가듯이 큰 가방에다 내 “허섭스레기”를 가지고 또 태평양을 건너갔다.
일년을 끝내고 미국으로 다시온 후 나는 몇년동안 이사를 가지 않았다. 나도 이사가는 것에 질렸다. 생각만해도 피곤했다. 그런 내가 다시 또 이사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신학교 기숙사로 이사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왜 가진 물건을 다 싸가지고 이렇게 힘들게 여기 저기로 다니는지? 그리고 먼저 꾸렸던 벅스는 열지도 않은 것들이 몇개 있었다. 6개월 이상 쓰지도 않고 찾아보지도 않으면, 내가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정리하기 시작을 했다. 버릴것은 버리고, 안 입는 옷은 homeless shelter에 기증하고, 다시 안볼 책들은 도서관에 기증했다.
짐을 다 정리하고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무엇을 사기전에 그것이 내게 꼭 필요한 것인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왜냐하면 날마다 내 삶에 꼭 필요한 물건들은 더이상 놓여져있는 짐이 아니라 내 살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의 가진것 없이 그런데 마음은 부자로 사는 분들도 있다. 나도 그렇게 살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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