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목소리 내야할때…
만성적 낮은 투표율로는 한인사회 뿌리 못내려
“한인들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고 이민 관련 이슈가 주목 받는 이 시점에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 사회에 진정하게 뿌리내리기는 힘듭니다.” 스티브 린턴 유진벨 재단 총재는 유창한 한국말로 한인사회의 정치적 취약성에 대해 따끔하게 꼬집는다.
시카고 한인 이민사가 100년을 향해 나아가면서 인구수와 경제력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이에 비해 정치적인 힘은 미약하게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투표력이 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인들의 저조한 투표율은 세금 납부를 비롯해 해야 될 의무는 다 하면서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해 더욱 불평등한 대우를 초래하는 악순환의 시발점과도 같다.
정부로부터 그랜트를 받거나 시카고시 또는 일리노이주에 로비를 해야 하는 한인들을 비롯해 심지어 타운 내에 새로운 비즈니스 허가서를 받으려는 업주들까지 하나같이 하는 말은 “왜 한인들은 다른 커뮤니티에 밀려 뒷전이냐”는 것이다. 바로 정치력이 약해서이다. 통계에 의한 사회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시정이나 행정 시스템이 이뤄지는 시나 주정부에서는 항상 커뮤니티의 인구과 규모에 대한 각종 센서스나 투표율을 산출한다. 한인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한인들의 투표율 자체가 저조하니 한인커뮤니티는 더욱 소수그룹으로 여겨지며 각종 혜택과 지원에서 뒤로 밀리는 것이다.
홍세흠 한미시민연합회 회장은 “정치가들은 표로 당선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한인들끼리 목소리를 높여도 투표율이 낮으면 그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기 힘들다”며 “정치적인 모임이나 후원회에도 늘 나오는 사람만 나오고, 한인사회 전체의 단결된 모습이나 정치력 신장을 위한 모습을 비롯해 한인 한명 한명의 투표 참여율이 약해서 결국 권익 신장을 위해 한걸음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인들이 이렇게 투표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먼저 투표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막연히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의사소통이 잘 안돼 혹시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투표를 하면 재판의 배심원으로 자주 불려갈 수 있다는 공연한 걱정을 안고 투표를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소문들은 모두 잘못된 것으로 미국의 선거 과정은 간단할뿐더러 영어를 잘 못할 경우에도 이중언어지원을 요청할 권리가 있어 투표를 쉽게 끝마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럼 이제 투표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한인교육문화마당집, 한인사회복지회, 노인복지센터 등 각종 한인단체들이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등록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 투표율로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이제 투표 캠페인으로의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 각 분야에서 더욱 소수계 우대 정책이 발달되고 고용, 보건, 교육 정책에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의 권리가 신장되기 위해서는 투표를 통해 이를 실현시킬 정치인들을 당선시켜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갖게하는 것이 관건이다. 마크 커크 연방하원의원은 “미주 전역에 걸쳐 한인들이 2백에서 3백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한인들이 투표장에 나와서 한인 파워를 보여 준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한미관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한인들 스스로가 이 곳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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