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연<수필가>
학생들과 한글을 공부 하면서, 좋아 하는 단어를 물어보면 거의 같은 대답이 나온다.
동사보다는 보통 명사가, 보통 명사보다는 추상 명사가 대부분인데, 이들이 추천한 추상 명사 Best 5 는 우리 생활 속에서 늘 있어야 하는 것이고, 우리의 마음을 어디서든지 대변해 주는 아름다운 단어임에 틀림없다.
지난 여름, 토요 창지기로 와서 이 가을 끝까지 지킨 창을 이제는 인계해야만 하는데, 이럴 때 갖는 느낌이 Best 5 보다 아쉬움이 먼저 드는 것은 매일 지면마다 올려지는 귀한 글들에 대한 나의 예의라 할까, 초라함이라 할까.
그렇지만, 같이 올려짐에 감히 뿌듯함과 우쭐함도 없지 않았고, 못내 서운함까지 생기는 것은 곳곳에 든든한 후원자, 심지어 우리 반 학생들 까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동안 수고 하신, …올려 주시기 위해, 실어 주시기 위해, 읽어 주시기 위해? 모든 분들께, 나의 학생들이 좋아하는 단어 Best 5 로 나의 마음을 전한다.
글을 사랑 (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소중히 여김 또는 그 마음 ) 하여 주셔서, 감사 ( 고맙게 여김 ) 하고, 관심과 격려 주심에 기쁨 ( 마음이 즐거운 것 ) 을 얻었고, 행복 ( 마음에 차지 않거나 모자라는 것이 없이 기쁘고 넉넉하고 푸근한 것 또는 그런 상태 ) 했으며, 평화 ( 평온하고 화목함 ) 가 늘 함께 하시길 소망 합니다.
태풍이 지나 간 이른 아침에
길을 걸었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왕벗 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처참했다.
그대로 밑둥이 부러지거나
뿌리를 하늘로 드러내고 몸부림치는
나무들의 몸에서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키 작은 나무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귀똥나무는 몇 알
쥐똥만 떨어뜨리고 고요했다.
심지어 길가의 풀잎도
지붕 위의 호박넝쿨도 쓰러지지 않고
햇볕에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내가 굳이 풀잎같이
작은 인간으로 만들어진 까닭을
그제서야 알고
감사하며 길을 걸었다.-감사 하다 정 호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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