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는 하나도 없다!

억울한 일 당해도 호소할 곳 없어


시카고 한인사회에 기관단체들은 많이 있지만 정작 소수 민족들에게는 필수적인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는 인권 단체는 전무해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마땅히 호소할 창구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다 보면 고용, 비즈니스 오픈, 주택구입, 공공 혜택 이용, 사건사고 해결 과정 등에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질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게 마련. 가령 직장에서 소수계라는 이유 때문에 부당하게 해고를 당할 경우가 있으며, 주택을 구입할 때 흔히 주류로 인정되는 백인들보다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사업체를 열기 위해 조닝 변경을 신청할 때도 소수계이기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부 서버브 지역 경찰들이 한인 식당가를 표적으로 삼아 음주 운전 적발에 나선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윤모 전 일리노이인권국 연구기획실장에 따르면 수개월 전 모 한인은 에반스톤에서 신호 위반을 범한 한 흑인 여성 운전자가 가만히 있는 자신의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불행 스럽게도 그 지역은 흑인 동네 였는데다가 담당 경찰 또한 흑인이어서 경찰은 사고를 낸 여성의 편을 드는 분위기였다는 것. 경찰이 오히려 피해를 입은 한인에게 티켓을 주려 하자 그는 이를 거부했고 실랑이를 벌이다 경찰서로 끌려가 수갑이 채워진채 얻어 맞는 변을 당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일을 당한 것도 억울하지만 이렇게 인권을 침해 당하고도 별다르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라고 이 전실장은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도 일리노이인권국이 엄연히 존재 하고 있지만 인권 침해의 사안에 따라 정부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는 결국 인권 보호와 관련한 기관이라든지, 아니면 인권 전문 변호사의 힘이라도 빌어 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 겠지만 한인사회에는 인권 단체는 커녕 인권 전문 변호사 조차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실정은 타인종 커뮤니티와는 확연히 대조적이어서 유태인 커뮤니티에는 인권단체는 물론 인권 전문 변호사만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스패낵커뮤니티에는 전국적인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있는 ‘멕시칸법률창설’(Mexican Legal Foundation)기구가 활동하고 있으며, 시카고에서는 한인 사회보다 규모가 적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 커뮤니티에도 인권단체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주 한인사회에서도 이 같은 기구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가령 LA 소재 남가주한인노동상담소의 경우 고용 알선 및 근무 환경 개선, 최소 임금 보장 등 노동과 관련한 서비스 및 계몽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억울한 일을 당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카고 한인사회에는 고용이나 이민 문제, 영주권 취득 등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있으나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곳은 없다는 점에서 순수한 인권단체와는 차별화 된다.

이윤모 전실장은 사실 인권단체가 제대로 활성화 되려면 뜻있는 변호사들의 참여, 재정적인 뒷받침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커뮤니티가 한단계 도약 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부분이 어떤 식으로든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