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내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무시할 수 없는 경제세력으로 떠오르면서 체류 신분과 상관없이 은행계좌를 개설해주는 미국은행들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정작 한인은행들은 이에 대해 여전히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은행계에 따르면 시티뱅크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은행, 체이스뱅크 등 미 주류은행들을 중심으로 사회보장번호나 미 정부기관이 발행한 신분증이 없는 서류 미비자들에게도 은행계좌를 개설해주는 추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부터 일부지역에서 서류미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온 크레딧카드 발급 서비스를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을 세우고 있어 계좌 개설조차 거부하고 있는 한인은행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현재 뉴욕일원에서 운영 중인 한인은행 가운데 서류미비자들을 고객으로 인정해 은행계좌를 개설해주고 있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 은행은 한결같이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강화된 ‘은행현금거래법’(BSA)상의 ‘신분확인규정’(CIP)을 이유로 유효한 비자나 미국 정부가 발행한 신분증이 없으면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은 비자가 유효하면 미 정부의 신분증 없이도 정기예금이나 저축예금 등 거래가 드문 계좌를 오픈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최근 한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시티뱅크나 체이스뱅크 등은 유효한 여권과 거주주소 확인만으로도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시티뱅크 코리아타운지점의 한 관계자는 “9.11이후 은행고객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이 고객의 체류 신분을 확인해야 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여권과 거주지 확인 절차만 거쳐 계좌 개설은 물론 각종 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금융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행들은 서류미비자에게 계좌개설은 물론 크레딧카드 발급까지 해주고 있는 추세인데 한인은행들은 규정만을 운운 한다”며 “서류미비자자는 은행을 이용할 수 없다는 규정이 어디에도 없는 만큼 이들을 적극 수용한다면 불체자도 돕고 은행은 고객을 늘리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노열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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