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중독
“중독”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알 것이다. 주로 술이나 담배, 마약, 아니면 놀음에 주로 같이 붙는 단어이다. 대부분 위의 것들과 상관없는 사람들은 이 단어와는 무관하다 생각한다. 나도 이 단어의 광범위한 뜻을 알기 전까지는 나와는 상관없는 단어라 생각했다. 중독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중독이라고 한다.
이런 뜻으로 내 생활을 되돌아보니 나는 많은 것들에 중독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끊기 힘든것은 커피였다. 몸에 벌써 오랜 뿌리를 내려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지 않으면 오후까지 머리가 아프다. 커피를 마시지않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이젠 상상할 수도 없다.
나의 남편은 대표적인 일 중독자다. 집에서 아무 일 하지않고 편히 쉬는 걸 보지 못했다. 모처럼 집에 있을 때는 화장실 청소나 옷장이라도 정리를 해야지 직성이 풀린다. 주로 완벽주의자들이 일 중독자다. 그리고 그들의 특징은 남이 해놓은 일은 왠만해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중독 중 하나가 사람과의 관계에도 중독이 있다는 사실이다. 상대가 내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지로 도움이 필요한 쪽에서 손을 내밀지만 결국엔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깊이 간섭하여 독립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종류의 사랑에서 관계 중독이 보여질 수 있다. 저 사람이 없으면 죽을 것 같고 하루라도 못 보면 살아가지 못할 것 같은, 그래서 만나고 싶은 마음,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남녀간의 사랑.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어야 할 것 같은, 그래서 그 인생에 지나치게 간섭하게 되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 저 친구는 나의 도움이 필요하고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힘없이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친구에 대한 사랑. 그 외의 부부간에도 형제간에도 이런 관계 중독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게된다.
실지로는 이 사랑들이 상대의 필요보다는 나의 생각에 많이 묶여있다는 것이다. 내가 없어도 상대는 잘 살 수 있는데, 스스로 해낼 수 있는데,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 내가 내 안에 그 사람들의 삶을 가둬 둔다. 기회를 주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독립적으로 잘 해낼 것이다. 나에겐 중독되고 싶은 많은 것들이 있다. 나누는 삶에 중독되고 싶다. 행복한 웃음에 중독되고 싶다.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삶에 중독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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