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공대 참사후, 시카고 한인사회 비교적‘조용’
“아직 조심해야”지적도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이 발생한지 보름정도 지난 현재 시카고 한인사회는 비교적 타인종 이웃들과 별다른 충돌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표정이다. LA에서는 참사 발생 사흘만인 지난달 19일 한 백인이 샌드위치 가게의 한인 주인을 대상으로 ‘다음에는 총을 갖고 오겠다’는 발언을 퍼붓는 범죄가 발생했고, 캐나다에서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연극 시간에 한인 여학생을 포함, ‘조승희 역할을 해보라’<본보 4월 30일자 1면 보도>고 해서 논란이 됐었다. 그러나 시카고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인종혐오성 범죄 피해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범인이 한인으로 밝혀지면서‘행여 참사의 여파가 우리 아이들에게 미치지는 않을까’우려를 했던 한인 학부모들, 현지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유학생, 자영업주 등 타인종 주민들과 매일 접하는 위치에 있는 한인들도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몰톤그로브에 거주하는 김모씨는“아이가 7학년인데 사건 발생 후 너무 걱정이 돼서 ‘학교에 가서 무슨 일이 있거든 반드시 이야기’하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최근 아이와 대화를 해 보니 별다른 충돌이 발생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급우들이 한국, 또는 한인들에게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해 오면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지 전체 한인들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라’고 일러두었다”고 말했다. 네이퍼빌에 거주하는 린지 박씨는“7학년 딸과 4학년인 아들이 있는데 버지니아 공대 사건이 터지면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학교에서 별다른 문제를 겪은 것 같지는 않다. 아이들을 통해 전해 들으니 타인종 학생들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이번 사건 그 자체에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현지사회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한인 간호사 이모씨는“동료들이나 환자들이나 나를 대하는 것이 평소와 크게 다르진 않다. 간혹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너도 코리안’이냐는 질문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 공격적이었다기보다는 의례적으로 물어보는 수준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해서 아직까지 완전히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서버브에 거주하는 L씨는“UIC에 재학 중인 내 친구 하나가 백인 학생들로부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들었다”며“위축될 필요는 없지만 아직까지 조심해야 할 필요는 느낀다”라는 의견을 보이가도 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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