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을 약반(藥飯), 약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우리의 음식에 약과(藥果), 약주(藥酒)등 약(藥)자가 들어가는 게 있는데, 약자가 들어간 음식에
는 꿀이 들어갔다.[아언각비(雅言覺非)]에 우리나라에서는 꿀을 흔히 약(藥)이라 한다. 따라서 밀주(蜜酒)를 약주(藥酒)라 하고 밀반(蜜飯)을 약반(藥飯)이라 하며 밀과(蜜果)를 약과(藥果)라 한다라고 쓰여 있
다.
[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서도 약반(藥飯)을 밀반(蜜飯)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밀(蜜)은 약(藥)으로 통한다라고 되어 있다. 예부터 귀한 약을 지을 때 반드시 반죽의 재료로 꿀을 넣어 환약을 만들기도 하였으며, 로마시대 ‘아피지우스’라는 사람이 쓴 요리책에도 꿀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소개 되었는데, ‘돼지고기와 쇠고기에 꿀, 겨자, 식초, 소금 등 으로 양념을 한다’라고 쓰여 져 있다.[일본서기]에 보면 ‘백제의 태자 풍에 의해서 일본에 양봉기술이 전해 졌다’고 기록되었으며, [삼국유사] 사금갑(射琴匣)에 약반의 기원이 나오는 것으로 봐 꿀을 넣는 조리법은 삼국시대 그 이전부터 였던 것 같다.
삼국유사 卷一. 紀異 第一 - 사금갑射琴匣편에 보면 ‘신라 21대 소지왕(혹은 비처왕毗處王)이 즉위 10년 무진년(448년) 天泉亭에 행차하던길에 쥐와 까마귀가 나타나 울며, ‘이 까마귀를 따라가시오’ 라고 쥐가 사람처럼 말을 했다. 임금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쫓게 하나, 남쪽의 양피사촌에 이르렀을 때, 신하는 까마귀를 쫓아 가다가 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구경하느라 그만 까마귀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신하는 당황하여, 못가를 돌아 다녔는데, 이때 못 속에서 신령이 나타나 글을 주면서 임금에게 전하라고 하고는 사라졌다.
겉에는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오, 열지 않으면 한사람이 죽을 것이다’ 라고 적혀 있었다. 임금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 차라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하여 열어 보지 않으려 하였으나, 일관이 말하기를 ‘한사람’이란 바로 임금이라고 하였다. 임금은 그럴듯하여 열어 보
니, ‘거문고갑을 쏘아라’ (琴匣)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임금이 왕궁으로 돌아가 왕비의 침실에 세워 놓은 거문고갑을 활로 쏘니, 붉은 피가 쏟아지며, 안에서 왕실의 내전을 살피는 중과 왕비, 두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 왕비와 중은 서로 짜고 왕을 해하려고 거문고 갑에 숨어 있
었던 것이었다. 이때부터, 매년 정월 上亥(이달의 첫 亥日), 上子,上午(이달의 첫 午日)에는 모든 일을 조심하고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16일을 烏忌日로 정하여 찰밥으로 제사를 지냈는데, 속어로 ‘달도’라고하며, 노인이 글을 바친 연못을 書出池라고 하였다.’이 사금갑에 나오는 약반이란 사실 찰밥이다. 고려시대의 [목은집(牧隱集)]에 점반(粘飯)이라는 시가 나온다.
’찰밥에 기름과 꿀을 섞고
다시 잣, 밤, 대추를 넣어서 섞는다.
천문만호(千門萬戶) 여러집에 서로 보내면
새벽빛이 창량(蒼凉)함에 갈 까마귀가 혹하게 일어난다.’
이 시(詩)에서 이미 약반(藥飯)의 형태가 갖추어 진다
[도문대작]에는 약반을 중국인이 좋아 하여 이것을 배워서 만들고는 고려반(高麗飯)이라 한다라고 되어 있다.중국 사람들은 약식을 고려반 약과를 고려병이라 하여 황제나 귀인들이 먹는 귀한 음식이다.
[열왕세시기]에 납일(臘日)에는 중국 연경(燕京) 사람들은 청심환이 다 죽어가는 병자를 소생시키는 신단(神丹)이라 하여 우리 사신이 연경에 들어가기만 하면 공왕(公王), 귀인(貴人)들이 모여 들어 구걸하지 않는 자가 없다. 왕왕 들볶이는 것이 귀찮아 약방문(藥方文)을 전해 주어도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약반(藥飯)의 경우와 같다고 기록 되어 있다.
중국 사람들에게는 꿀과 기름으로 약반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의 오기일(午忌日)에 대한 풍습은 일본에도 전해져 신사(神社)에서는 제사를 지내고 나면 신찬(神饌)을 신사의 지붕위에 올려놓고 까마귀가 와서 먼저 먹어 주기를 기다린다.이렇듯 우리의 약반은 중국과 일본의 오랜 역사를 통해 식생활문화에 영향을 주면서 발전해 왔는데, 흑미영양찰약밥, 녹차약밥등 기능성을 가진 약식들이 식사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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