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년의 나이에 수채화에 푹 빠져 예비 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한인들이 있다.
한광수, 정예, 신순원, 박경호(캐시 송), 지영덕 ,이군섭, 스테파니 김씨는 은퇴한 의사, 우체국 직원, 약사, 전직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의 한인들로 뉴저지 테너플라이 산마루 식당 2층 전시 공간에서 수채화전을 열고 있다.이들은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의 국제학생 프로그램 디렉터이자 중견 화가인 앤드류 장 교수에게 1~2년 수채화를 배운 뒤 작품 전시까지 하게 돼 매일 매일이 즐겁다.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수채화 그룹전에 참여 중인 이들의 작품을 보면 1~2년 만에 배워 전시되는 작품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수준급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맑은 느낌의 수채화속에 녹아 있다.이들은 뉴저지 FGS 코리안 커뮤니티센터의 수채화 교실에서 처음으로 스케치북과 붓을 잡기 시작, 지금에 이르렀다.전직 마취과 의사인 한광수(70)씨는 2년째 장교수에게서 수채화를 배우고 있다.그는 41년간 평생을 환자들과 씨름을 하다 은퇴후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고민 끝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그는 “처음에는 미술관을 돌며 그림감상에 빠졌는데 그림을 보다 보니 그림을 배우고 싶더군요. 일주일에 한번 나오는 수채화 반이 인생의 활력소가 되어 여생을 즐겁게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약사인 정예씨는 미대 지망생이었으나 집안의 권유로 약학대학을 선택, 한동안 잊었던 그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 중년이 되어 붓을 잡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길을 걷다 정씨의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 하나 하나가 다 수채화로 이어진다.퀸즈 베이사이드 소재 햄버거 전문점 버거킹을 운영하는 지영덕씨는 여행할 때마다 스케치북을 갖고 다닐 만큼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 처음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지씨는 “나이는 많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다”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매주 한번 FGS에서 무료로 수채화를 지도하고 있는 장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보다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그림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수채화 교실을 이끌고 있다.
장교수 밑에서 수채화를 배우는 중년의 수강생들은 수채화전에 참여중인 한광수, 정예, 신순원, 박경호, 지영덕 ,이군섭, 스테파니 김씨 외에도 최수영, 최혜숙, 한창희, 허정열씨 등 11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따금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허드슨 강변 등 야외로 나가 그림을 그리며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장교수는 “나이든 수강생들이 젊은 학생들과 다르다면 스스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점”이라며 “나이가 들면 자칫 나태하고 지루한 생활이 되기 쉬운데 어느 부분에 몰두하고 그 부분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서 삶에 대한 신선한 자극제가 된다”고 설명했다.▲수채화 그룹전 장소: Sanmaroo Restaurant 37 Riveredge Road, Tenafly, NJ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