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몸찬양선교회 관계자들과 ‘라이 따이한’ 김상일씨가 한인 아버지를 둔 베트남 한인 후세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등대몸찬양 선교회 김원자 권사(왼쪽부터), 김상일씨, 리디아 고 선교사, 모니카 조 권사. <이은호 기자>
‘라이 따이한’김상일씨 LA 방문, 한인들 관심 호소
“학교도 못가요. 직업도 없어요. 출생 신고도 못해요. 우리 엄마들은 아파요. 우리가 왜 그래야 합니까. 아빠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라이 따이한’. 한국인 아버지를 둔 베트남인을 칭하는 말로 베트남 전쟁 당시 참전했던 한국군과 베트남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을 말한다.
라이 따이한 김상일(37·베트남명 찬 반 티)씨는 요즘 분통이 터진다. 종군 위안부 문제에는 관심이 많은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지만 베트남 전쟁 후 그 곳에 남은 한인 2세들에게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말을 하며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1989년 이후 한국 정부가 베트남의 한인 2세들을 돕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짜 한인 2세’들이 중간에서 돈을 가로채는 등 진짜 2세들은 여전히 도움을 받지 못하고 이제는 3세들까지 교육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전쟁 후 한국 군인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여성들은 산으로 숨거나 도망갔고, 라이 따이한들은 출생신고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학교에 갈 수 없었던 것도 당연했다. 김씨 역시 고학으로 공부했고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김씨가 아는 한인 2세 중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4명뿐이다. 라이 따이한의 20%는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1989년 이후 한국에서 라이 따이한들을 돕겠다고 나섰지만 ‘가짜 2세’들이 난무하며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김씨가 나서 진짜 2세들을 가려냈다. 한인 2세 모임도 만들었다. 그들과 한국 아버지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38명의 라이 따이한들이 아버지를 만났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가슴이 먹먹하다. 600여명의 라이 따이한 어머니들이 여전히 전쟁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인 3세들에게도 불이익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창하진 못하지만 또박또박한 말투로 “우리에게 무슨 죄가 있나요”라고 물으며 “베트남에 있는 한국 영사관, 한인회에도 편지 보냈고 한국 방송국에도 이야기했지만 모두 관심이 없어요. 돈 달라고 온 것 아니에요. 우리 한인 2세들, 특히 한인 남편을 둔 우리 엄마들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등대몸찬양선교회는 김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인 2세 모임과 연계해 한인 3세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이들을 후원할 후원자들을 찾고 있다. (213)369-7767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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