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와 종교재판관 로렌조 신부(초상화)는 고야의 모델인 이네스를 놓고 대결한다.
고야의 삶 그린 어설픈 역사극
18세기 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고야의 삶을 당시 격동하는 역사를 배경으로 묘사한 의상극인데 참으로 볼품없는 영화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아마데우스’를 연출한 밀로시 포만이 감독하고 ‘영국인 환자’를 만든 솔 잰츠가 제작한 영화라곤 믿어지지가 않을 만큼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이 영화의 문제는 117분의 상영시간 안에 너무 많은 역사적 사건을 쑤셔 넣은 것. 스페인의 종교재판과 나폴레옹의 득세 그리고 고야의 삶을 그리면서 특히 당시 가톨릭의 횡포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영화의 주인공은 고야라기보다 오히려 종교재판을 주도하는 신부 로렌조라고 하겠다.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얘기를 산발적으로 표현, 맛이라곤 전혀 없는 비빔밥을 먹는 기분이다. 그나마 역사극이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정도 화려하나 내용은 텅 빈 포만의 역사적 졸작이다.
1792년 가톨릭 신부들을 악마처럼 그린 고야(스텔란 스카스가드)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부탁한 신부 로렌조(하비에르 바르뎀)는 자기 죄(?)를 면제 받기 위한 속셈으로 이단자를 잡아내는 종교재판관의 임무를 자임한다. 그리고 폐지된 고문을 재사용토록 한다.
로렌조의 첫 희생물이 고야의 모델인 아름다운 처녀 이네스(나탈리 포트만). 부상 토마스(호세 루이스 고메스)의 외동딸인 이네스는 돼지고기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심문을 받고 모진 고문 끝에 자신이 유대교 의식을 수행한다는 허위 자백을 한다. 이 이네스가 영화 내내 고야와 로렌조의 집념의 대상이 되는데 옥중의 이네스를 방문한 로렌조가 이네스를 끌어안고 애무한 부산물이 영화 후반부 내내 지루한 중심 플롯 구실이 된다. 그리고 도저히 믿지 못할 플롯을 계기로 로렌조는 가톨릭의 기피 인물로 찍혀 국외로 도주한다.
시간은 훌쩍 15년 앞으로 당겨진다. 로렌조는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공할 때 과거 자기가 비난하던 계몽주의 신봉자가 돼 함께 귀국한다. 그리고 완전히 귀가 먹은 고야와 재회하면서 둘이 옥중에서 풀려 난 이네스를 둘러싸고 장황하고 씨도 안 먹히는 드라마를 엮는다.
영화의 극적 감정적 주인공인 로렌조역의 바르뎀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연기와 영어 발음 액센트와 함께 후에 상거지 꼴을 한 포트만의 목불인견의 연기 또한 이 영화의 큰 단점이다. R. Samuel Goldwyn. 선셋5(323-848-3500) 랜드마크(310-281-8233) 모니카(310-394-9741) 타운센터 5(818-981-9811) 플레이 하우스7(626-844-650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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