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자씨(VA 센터빌 거주)가 라티노 선교단체 굿스푼(대표 김재억 목사)을 찾는 날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년째 거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점심 때마다 들르고 있다.
하는 일은 일용직 노동자들인 라티노 형제들과 노숙자등 가난한 이웃들에게 음식 만들어 주기. 굿스푼에서 실시하는 정기 급식 프로그램의 쿡인 셈이다.
메뉴는 매번 달라진다. 육류, 채소 등 후원단체들이 어떤 음식 재료를 기부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만큼 김씨의 기지와 오랜 요리 경험에서 나오는 솜씨가 더욱 빛을 발한다.
김씨의 봉사를 처음부터 지켜 본 굿스푼의 김정수 총무는 “속도도 매우 빠를 뿐 아니라 굉장히 솜씨가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갑자기 몰려드는 적지 않은 손님들을 맞이하면서도 김씨가 당황하지 않고 척척 음식을 만들어내는 실력을 갖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오랫동안 워싱턴 지역의 내노라는 식당에서 일하면서 어떤 까탈스런 손님이라도 만족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익혔으니 먹성 좋은 노동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굿스푼 관계자들이 김씨에 감동하는 것은 굳이 음식 솜씨 때문 만이 아니다. 전혀 티를 내지 않고 말없이 하는 봉사, 그러면서도 다른 후원자나 자원 봉사자들을 챙기고 돌봐주는 자상한 마음 등 넉넉한 그의 인품을 대하는 주위 사람들은 쉽게 마음의 벽을 허문다. 봉사에 처음 참여하는 젊은 주부들을 보면 먼저 발벗고 나서서 지도해 주는 열린 마음 때문에 김씨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김 총무의 전언이다.
김씨는 얼마 전 남편이 식도암 판정을 받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수요일과 금요일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서울장로교회(김재동 목사)에 출석하며 신앙생활도 열심인 김씨는 “남들도 다 하는 건데요 뭐”라며 “기쁨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선행은 백악관까지 전달돼 지난 4월 백악관으로부터 ‘대통령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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