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스테로이(Steroid)
사용 중단하기
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지난 2주에 걸쳐 지금까지 스테로이드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스테로이드 제제는 굉장히 좋은 약이고 따라서 많이 쓰이나 문제는 약을 잘못 쓰거나 남용했을 때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에 중독되면 스테로이드의 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또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이 치료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 희생 또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감수하겠다는 단단한 결심과 함께 치료 기간 중에 참지 못하고 다시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마약과의 전쟁이 따로 없는 것이다.
최근에 한 일본 여성 환자를 보게 되었다. 나이가 40세가 지났음에도 얼굴이 예쁘고 분위기 상으로는 아직도 가녀린 소녀티가 남아 있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문제는 환자가 몇 년 전 하와이로 오기 전부터 일본에서 처방해 준 연고를 발랐는데 초기에는 잘 듣더니만 지금은 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얼굴에 두드러기가 돋으며 가려워서 도저히 바르지 않을 수 없지만 피부는 점점 나빠진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스테로이드 중독이었다. 그렇지만 기특하게도 환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그 약을 끊겠다고 단단히 결심을 하고 병원을 찾아 왔단다.
의사는 우선 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줄이는 처방을 했다.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해 왔던 사람은 본인이 약을 끊고 싶다고 함부로 끊어서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긴다. 이런 부작용을 리바운드 현상(이탈현상)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증상이 몇 배 악화되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그저 약의 용량을 줄여가며 서서히 끊을 수밖에 도리가 없다. 또한 약을 줄여가는 중에 환자가 겪어야 할 증상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예컨대 약을 줄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약물과 우리 몸과 그야말로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간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서 체내에 잡아두었던 온갖 것들을 뿜어내는 양 진물이 솟아 나오고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과 함께 염증이 몇 배나 악화되어 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한 형상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이 환자같이 인터넷도 찾아보고 이 치료가 얼마나 험난한지 각오하고 오는 사람은 낫지만 많은 경우 환자가 이 지경에 이르면 그야 말로 돌팔이 취급을 하며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 일쑤이다.
이런 과정을 겪더라도 본인의 면역기능이 회복되고 다시 몸 안에서 천연 스테로이드를 생산할 수 있게 되어 더 이상 외부로부터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지 않게 회복이 될 수 있는 일반 피부염은 그래도 아무것도 아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이르면 그 처참함은 말할 수도 없으나 이런 치료로도 스테로이드를 끊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것은 혹시 다른 병원에서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투여 받아 상태가 조금 호전된다 하더라도 결국 스테로이드의 독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차피 언제 어디서고 겪어내야만 하는 과정이란 것이다.
이런 리바운드 현상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치료기간 중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다행이라면 치료가 계속되면서 점차 리바운드 현상이 약해지고 그 기간도 짧아지며 소멸된다는 점이다.
굳은 결심으로 이 과정을 견뎌내면 그 때에는 드디어 스테로이드로부터 완전 독립이 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면 그 예쁜 일본 여성 환자 “마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번에 계속할까요??
문의 292-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