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뿐 아니라 지역 한인사회에까지 큰 물의를 일으키면서 “이민교회 발전을 위한 고언“ 연재 시리즈까지 한국일보에 등장 시켰던 A교회의 복잡한 사연은 작은 불씨 하나를 초기에 잡지 못한 불찰이 화근이었다.
시비의 주제는 “불투명한 재정관리 의혹” 이었고 그 의혹을 푸는 방법의 차이에서 생긴 엇박자였다. 소리 소문 없이 넘어가는 게 “은혜” 라는 생각과,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게 “정의” 라는 두 생각이 크게 충돌하면서, 안 그래도 그간에 미심쩍었던 또 다른 금전문제들까지 줄줄이 봇물 터지는 바람에 급기야 신성한 교회 한 복판에서 부끄럽고 민망한 지옥(?)의 예고편 까지 상영되고 말았다.
예수의 말씀대로 증오가 살인이라면 이번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이나 사형감에 해당되는 살인범죄자들이 얼마나 많이 생겨났을까? 두렵고 끔직한 일이다.
교회는 아무리 작은 신문고(申聞鼓)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불평불만의 쓴소리 일수록 더욱 그렇다. 듣기 싫다 시끄럽다 귀 틀어막고 무시해 버리면 그 소리는 바람을 타고 더 많은 민심들을 흔들어 댈 것이다.
“잘못됐다, 고치겠다” 한마디면 다 행복해지는 게 교회생활의 ABC인데 따진다고 누르고 소리 지른다고 이단자 취급해 버리면 그건 이미 교회의 의미상실이다. 덮는 게 미덕일수 없고 병은 감춘다고 낫지 않는다. 곪으면 짜내고 썩은 부위는 도려내야 환자가 산다. 교회가 영혼을 치료하는 병원이라면서 이런 거 안하면 교인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A교회의 쉬쉬는 손바닥과 하늘이 아니라 정의와 진실의 주체이신 예수의 정신을 뒤엎은 행위로 밖에 달리 해석이 안된다.
내식구 잘못하면 가장이 책임지고 제자가 잘못되면 스승이 책임지는 게 미덕이다. 하물며 수천명의 영혼을 책임진다며 서약하고 부임한 목사가 이제 와서 남의 탓하며 발뺌하려는 모습은 죄 없으시면서도 세상 죄를 한 몸에 지신 예수의 희생적인 책임모습과는 너무나 대조가 된다는 생각이다. 욕하면 들어주고 때리면 맞아주고 죽인다면 죽어줄 용기 없이 어떻게 그 큰 교회를 담임했을까? 하는 의구심은 그래서다. 당사자도 아니면서 각종 제보만으로 누구잘못 따지는 것은 어리석다. 하지만 이런 때 예수의 제자라면 어찌 처신해야 하는가? 는 성경에 나와 있는 답을 알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기회는 충분하다. 지금 이 큰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우선 책임은 어느 누구도 아닌 담임목사 자신이다. 경찰이나 변호사가 소방 기구를 대신할 수는 없다. 지방법원? 그건 더 웃기는 일이다. 오로지 성경이다. 그 속에 발화(發火)를 사전에 막는 방법도, 진화(鎭火)를 손쉽게 하는 요령도 다 들어있다는 사실, 누구보다 목사들이 더 잘 안다. 하지만 순진한 교인들은 모른다. 여기서 말하면 여기요, 저기 말 들으면 또 저기다. 교회 어른들 싸움에 등 터지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권위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금 A교회 문제, 그 유일한 해법은 여론은 누구편인가, 어느 줄이 더 긴가의 편 가르기나, 나와 뜻이 다른 미운 사람들을 교회법, 세상법으로 제압해 보려는 무모한 전쟁이 아니라, 사표 던질 각오 아니면 목숨 버릴 각오로 무거운 십자가를 한 몸에 지고 갈 담임목사의 위대한 용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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