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진시황은 기원전 220년에 여러 나라로 나뉘어 있던 제후국들을 통합함으로써 하나의 강력한 황제국가인 중국을 만들었다. 중국은 진나라 이후에 몇 번의 분열은 있었지만 대체로 통일된 제국을 유지하여 광대한 국가를 하나의 통합된 정치체제 하에 두어 왔다. 그런 통합된 중국은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유지함으로써 세계 어느 나라에 비겨서도 그 힘이나 문화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에 유럽은 로마의 지배 하에서 벗어난 이후 몇 번의 유럽 통합을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 그래서 유럽은 근대 과학 문명의 발달로 세계제패의 위업을 달성하였으나 그 영광이 불과 200년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20세기 들어서 인류 역사에 전례가 없는 정도의 문명의 파괴를 가져온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도 통합에 실패하면서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강을 건넌 듯 보인다.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ica)가 불과 200년도 제대로 못 가리라는 것을 영국은 몰랐던 것일까?
반면 통합된 정치체제의 중국은 청나라 초기 즉 1500여년까지만 해도 세계 최강의 국가였다가 18세기 이후 근세에 이르러 유럽의 과학 문명에 뒤져 그 위치가 크게 흔들렸다. 영국과 프랑스의 연합군에게 아편 전쟁에서 패한 이후 중국은 여러 불평등 조약들을 유럽 열강과 맺으면서, 유럽 제국들에게 홍콩을 비롯한 중국의 여러 영토들을 빼앗겼다. 특히 만주 지방을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에게 빼앗김으로써 중국은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제국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중국은 20세기에 접어들어 손문의 신해혁명과 모택동의 공산주의 혁명을 거치면서 다시 강력한 중앙집권의 통합된 국가를 되찾아 이제 다시 세계 제패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향후 적어도 1세기 동안의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양대 제국의 역학 관계에서 결정되리라고 본다.
세계에서 제일 넓은 영토의 러시아 역시 소비에트의 멸망으로 그 지위가 흔들리는 듯 했으나 다시 푸틴의 강력한 지도 아래 중국에 버금가는 국가로 회복되고 있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 역시 선견지명이 있어서인지 연합국가로서의 굳건한 헌법을 마련함으로써 초기부터 분열의 씨앗을 잘 처리하였고 무엇보다 전쟁마저 불사하면서 미국 합중국을 유지한 덕에 20세기 이후 세계를 제패할 수 있게 되었다.
왜 유럽은 그리 크지 않은 대륙의, 불과 3억 남짓의 인구가 통합을 이루지 못하여 지금 쇠락하고 있는가? 과거 거의 모든 강국들이 옆 나라를 합병하여 하나의 거대한 제국을 형성함으로써 수백 년의 영화를 누리는데 반해 왜 유럽은 지난 2천년여의 역사 동안 서로 싸우는 일만 반복 했는가?
초기 프랭크 왕조가 일시 제국을 만들었으나 다시 세 아들에게(독일, 프랑스, 이태리) 나라를 분할함으로써 통일된 제국을 만들 기회를 잃었다. 그 후 나폴레옹은 유럽 제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주위 나라들을 정복하고 멀리 이집트까지 정복하는 제국의 꿈을 키웠으나 결국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함으로써 제국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또다시 근세에 이르러 히틀러는 제국의 꿈을 키우며 폴랜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거의 모든 유럽을 제패 했으나 그 역시 러시아와의 싸움에서 패함으로써 제국의 꿈을 접어야 했다. 러시아는 유럽과는 아주 먼 거리와 혹독한 추위의 땅에 위치하여 유럽의 어느 나라도 러시아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유럽의 통합에 실패하였다.
이제 유럽은 경제와 사회문화적 통합을 위한 EU를 창설했지만 미국의 입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통합을 위한 유럽 헌법의 제정에서 서로들 의견의 차가 너무 커서 강력한 중앙 집권적 유럽 통합은 불가능할 것 같다. 히틀러가 내세웠던 천년 번영의 제국(Reigh)은 이제 유럽인들에게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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