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그림으로는 현대사회 인간의 내재된 감정, 복잡함을 표현해내기 힘듭니다.”
엽기적이고, 도무지 그림 같잖고, 낯설기만 한, 현대미술의 난해함에 대한 불만 섞인 질문에 문범강 교수(조지타운대 미대.사진)는 예술가들의 창조적 실험정신으로 ‘해명’했다. 5일 열린 제10차 PNP 포럼(대표 운흥노)에서 문 교수는 ‘현대미술: 입양아인가, 외계인인가?’를 주제로 1차 세계대전 이후 추상표현주의, 팝아트와 미니멀리즘 등 다양한 미술의 흐름을 소개했다.
특히 슬라이드로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과 관련 화제가 됐던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과 마르셀 뒤상, 솔 루잇, 앤디 워홀 등 거장들의 작품을 보여주며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이란 세간의 비판에 대해 문 교수는 “종전의 풍경화처럼 고요하고 편안한 미술이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복잡한 사회와 인간의 내재적 감정을 표현해내는데 전통적인 풍경화는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 발전의 에너지는 소수가 앞장서 생산해낸다”며 “예술도 기존의 흐름을 과격하게 반대하며 새로운 실험정신을 갖고 인간이 표현해내지 못한 점에 눈뜨며 새 흐름을 만들 때 앞으로 나아간다”고 미술의 ‘전위적 현대성’을 옹호했다.
문 교수는 또 오늘날의 미술이 일반인들을 미술 감상의 1급 장애인으로 만드는 현상에 대해서 “현대미술로 들어가는 문은 많다”고 나름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그는 “정체를 모르는 외계인처럼 두렵고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입양 절차를 밟듯 하나하나 접근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것처럼 미술에도 관심을 갖고 접근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입양절차’의 방법론으로 “우선 신문, 잡지를 통해 그림을 많이 보고 전시회에 가서 직접 관람하며 큐레이터들의 작품 안내문과 홍보자료를 읽어볼 것”을 권했다.
문범강 교수는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81년 도미, 캘리포니아 칼리지 오브 아츠 앤 크래프츠와 메릴랜드대 미술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판화와 회화, 조각을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메릴랜드주 예술위원회가 수여하는 2008년 예술상 회화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저녁 비엔나 소재 한미과학협력센터 3층 컨퍼런스 룸에서 개최된 PNP 포럼에는 김홍자 몽고메리커뮤니티 칼리지 금속공예과 교수, 김완진 워싱턴한인미술가협회장이 패널로 참석해 문 교수와 함께 청중의 궁금증에 답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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