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급우에게 총격을 가해 뇌사 상태에 빠뜨린 미국의 한 중학생에 대해 보기 드문 `계획적 혐오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1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 검찰은 지난 12일 E.O.그린중학교에서 급우인 로런스 킹(15)에게 총격을 가한 8학년생 브랜던 맥키너리(14)에 대해 계획적인 살인, 불법 총기사용 혐의와 함께 성인에게 적용하는 계획적 혐오범죄 혐의로 기소했다는 것.
맥키너리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교실에서 미리 준비해온 총을 꺼내 킹에게 발사한 뒤 학교 밖으로 달아나다 붙잡혔으며, 킹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병원 측은 14일 오후 킹의 호흡기를 떼고 장기 기증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고 현재 소년범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맥키너리에게는 보석금 77만 달러가 책정됐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들이 인정될 경우 맥키너리는 50년 징역형이 예상되지만 법원에서 혐오범죄가 받아들여질 경우 형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2002년 주민투표로 통과된 법에 따라 만 15세 이상일 경우 성인으로 취급해 기소할 수 있으나 맥키너리의 경우, 지난달 24일 만 14세가 된 경우여서 검찰의 혐오범죄 적용은 이례적이다.
검찰은 혐오범죄를 적용하게 된 경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그린중학교의 급우들은 피해자인 킹이 최근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히고 여성스런 행동을 해왔고 사건 발생전 맥키너리 등 여러 친구들과 성적인 취향을 놓고 말다툼을 벌였다고 밝히고 있어 동성애자 혐오가 직접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동성애자 권익단체들도 과거에 없었던 사례라며 사건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isj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