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불법시술 (2)
드디어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유흥업소에 근무하며 불법 시술을 받고 출혈로 병원으로 실려 갔던 여자 분과 불법 시술을 한 식품점 주인의 재판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재판과 조사 과정에서 이 여자 분이 “잘못했다. 모두 내 잘못이다. 다 인정한다. 추방될 것을 알고 있고 각오했다. 다만, 추방을 시켜도 제발 한국으로만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뭐든지 다 하겠다. 제발 부탁한다.”며 눈물로 호소를 하는 것이었다.
사정을 알아보니 그 여자 분이 한국에 있을 때 유흥업소에서 어찌 어찌 폭력조직 간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어 죽이겠다고 집요하게 찾아다니던 폭력배들을 피해 미국으로 밀항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언제든지 그들 손에 죽임을 당할 게 뻔히 보인다고 한국만 아니면 어디로든지 가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당시 관할 경찰서의 담당 형사까지 그 여자 분의 말이 사실이라며 그 당시의 사건이 아직도 종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증언까지 해 주었다
그 결과 정말 소설 같고 영화 같은 판결이 나왔다.
우선 불법시술을 한 식료품점 주인은 영주권자였지만 그만 추방되었다. 미국시민일 경우에는 법을 위반했을 경우 미국 내에서 행위에 해당되는 형사상이나 민사상의 책임을 져야 하지만 식품점 주인같이 영주권자는 궁극적으로 외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법을 위반하게 되면 추방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자 분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망명으로 영주권을 받고 미국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옛날이야기에나 나옴직한 결말이 아닌가.
이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살만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가끔씩 떠나온 고국의 정취가 그립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사건이 만약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과연 어떤 결론이 났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야기가 한참 옆길로 새고 있지만 얼마 전 우연히 한국의 TV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법률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 여성이 집에 침입한 강도에게 폭행을 당해 머리를 다치게 되어 병원 응급실에 가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이 여성을 매춘부로 취급하여 치료를 해 주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미국 응급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지 않은가. 또한 은근히 다른 나라 사람들을 깔보는 한국 사회에서 유흥업소에 근무하며 불법시술을 받은 불법 체류자 신분의 외국인이 제대로 치료나 받을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어디 한국에서 뿐이겠는가.
이 사건이 일어났던 A시에는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상당히 큰 규모의 식품점들이 많이 있고 히스패닉 계통의 직원들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한국어를 모른다고 생각하여 한국어로 그들을 조금 비하하는 것 같아 한국직원들이 사용하는 조금 좋지 않은 한국어가 내 귀에 쏙쏙 들어올 때마다 좀 난처하기도 씁쓸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 자신부터 많이 반성했다. 내가 이 사회로부터 알게 모르게 받는 많은 혜택에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내 이름이 “김”이어서 웬만한 외국 사람들도 나를 한국 사람이라고 알아 볼 텐데 적어도 한국 사람이라고 싸잡아 비난받지 않게 조신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그 여자 분이 그 후에 별다른 후유증이 없이 잘 지내시는지는 모르겠지만(부디 잘 지내시기를..) 이 이야기는 일단 나름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그러나 필자가 진짜 이야기 하고 싶은 불법시술의 문제들은 이제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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