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몇년전, 한국에서 “선풍기 아줌마”라는 엽기적인 사건이 TV에서 방송된 적이 있었다. 사진으로 보면 상당히 예쁘게 생긴 전직 가수였던 여자 분이 지나치게 성형에 집착한 나머지 급기야 스스로 얼굴에 이것저것 심지어는 콩기름까지 주사하여 얼굴이 정말 선풍기같이 커진 사연이었다.
이런 경우는 최우선적으로 정신과 치료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물론 이 분도 정신분열 증세가 심해 어디선가 누군가가 “주사해. 주사해”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얼굴에 주사를 놓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우연히 얼마 전 TV에서 그 방송 이후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물론 처음 방송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여러 번의 수술과 정신과 치료로 많이 좋아졌지만 사진으로 보는 그 분의 옛 모습으로는 돌아가기 힘들 것 같아 상당히 씁쓸한 기분이 들었었다.
필자가 상담을 통해 만나게 되는 불법시술을 받은 많은 분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수정이 불가능하여 어떻게 도와 드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저 그 분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밖에 도리가 없다.
그 분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우선 불법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들 대개가 한국이나 본토같이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하와이의 지인을 통해 호텔방에서 또는 집집마다 방문을 하여 의료행위를 한다.
대략 한 달 정도 머물며 불법시술을 펼친 뒤에 하와이를 떠나는데 그 때쯤이면 시술을 받은 사람들에게 부작용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한다.
시술을 받은 직후에야 붓거나 아파도 회복중이라고 다 나으면 예뻐진다는 희망으로 참고 지내다가 염증이 생기거나 시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술자를 찾으려 하면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하소연할 곳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기껏해야 불법시술자를 도와 연락을 해주고 운전을 해준 하와이 현지인에게 따지는 정도이지만 이미 얼굴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미국이나 한국의 의료법은 모든 침습적인(invasive) 의료행위, 즉 수술이나 뭔가를 인체에 집어 넣거나 하는 모든 피를 보게 되는 행위는 의료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의사에 의해서 시행되도록 정해져 있다. 무심코 그야 말로 싼 맛에 아무 곳에서 점을 빼는 행위도 사실 불법 시술이다.
불법 시술의 결과는 참으로 엄청난 후유증을 낫는데 비해 막상 시술을 받은 당사자들은 “병원에서 하려면 너무 돈이 많이 들어서” “괜찮을 것 같아서” 같은 너무도 간단한 이유로 용감하게 시술을 받는다.
하나 밖에 없는 얼굴이고 또 평생을 들고 다녀야 하는 얼굴인데 너무도 자신의 신체를 가볍게 여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또한 실제 불법적으로 시술을 받은 사람들의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에 만족하기 보다는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그저 본인이 기대했던 것보다 덜 예뻐져서 하는 후회가 아니라 시술 이전보다 훨씬 못해져서 “도대체 내가 왜 그랬을까.” 가슴 치며 후회를 하면서 어떻게든 고쳐보려 하지만 도저히 손대볼 수 없는 그런 후회 말이다.
사람이 예뻐지려는 마음 자체는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젊음과 아름다움을 간직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성형 수술을 받고 싶다면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 보고 상담 결과에 대해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를 한 후에 본인이 원하는 모습과 의사의 미적 컨셉트가 잘 맞는 의사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준비를 해서 제대로 된 시술을 받아도 만족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성형 수술이다.
부디 순간적인 기분에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기분으로 어느 방에 누워 아무에게나 얼굴을 맡기고 긴 세월 후회하며 심지어 얼굴을 가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