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백인경 /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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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 있으면 항상 곁에 있던 딸이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 집을 떠난다.
몇년전 아들이 독립해서 나갈때는 그럭저럭 딸이 남아 있기에 견딜만 했는데 이번에는 마지막 딸마저 떠나고 빈둥지에 남는다 생각하니 생각 했던것 보다 많이 힘들다. 내 딴에는 스스로 꽤나 씩씩하게 살아왔고 하고 싶은일도 많이 있어서 괜찮으려니 했는데 막상 닥치니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장성한 아들 에게 서는 대견하고 든든함이 느껴 지는데 딸들은 엄마에게 퍽이나 애틋하고 정겨운 존재다.
같은 여자로써 어렵지 않고 만만하게 친구같이 속 얘기도 나누고 같이 공유하는 경험들이 많아서 인지 늘 잔잔한 행복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며칠째 짐을 싸고 있는 딸은 마치 한살림 할려는 것같이 꾸러미가 자꾸 쌓인다.
침대까지 갖고 간다는것을 그나마 침대마저 없는 빈방은 너무 허전할것 같아서 가끔씩 집에 올때 편안하게 쓰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 내모습이 스스로 보기에도 짠하다. 딸은 아마 겉으로는 섭섭한척 해도 내심 엄마 간섭이 없는 자유의 세계로 가니 어른이 된듯 신도 날만하다.
항상 딸의 불만은 엄마곁에 있으면 아직도 어린애 인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는 거 였으니까.
딸은 떠나야 하리라.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가야 살수 있듯이, 둥지를 떠나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며 한 인간으로써 여물어 가야 이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를 할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 마음은 자꾸만 허전해 진다.
우선은 날마다 바쁘게 할일이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다.
그러나 달리 생각 해보면 내 인생 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할수 있는 전환점이 된것 같다.
변화는 더이상 편안하게 습관 되어진 생활을 할수 없는 고통과 알수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설렘도 있다.
지금까지는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엄마로써의 역활에 할애 했는데 나도 아이들 못지않은 자유속에서 새로운 인생의 문을 열어야겠다.
이제 나의 아이들이 더이상 내 보호속 에 있는 어린애 들이 아니라 성인들 로써 당당하게 자신들의 인생을 개척할수 있기를 바라며 나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어
기꺼이 딸의 손을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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