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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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학창 시절 때 이런 농담이 오간 적이 있었다. “청량리 정신 병원에 불이 났는데, 이 정신 병자들이 대피하면서 한 소리가 무엇이었는가?” 그 답인즉 “뜨거워서 미치겠다”라고 했다. 그저 골머리만 조금 아프면 미치겠다고 야단이다.
지금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온통 광우병에 신음하고 있다. 상상 임신 증세가 있듯이 상상 광우병에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는 이 상구박사의 건강론이 국민들을 열광하게 했고, 여가수나 여배우가 누드 사진 화보를 냈다면 또 거기에 열광한다. 미국에 사는 나의 눈에 이래 저래 미쳐 사는 나라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지미 카터 대통령은 당시 주한 미군을 감축시키겠다고 했었다. 이 때, 주한 미군 사령부의 참모장이었던 잔 싱라우브 (John Singlaub) 소장은 이 미군 감축안을 반대했었고, 항명으로 비춰진 이 반대에 카터는 1979년 그를 전역시켰다. 당시 그가 한국인들을 묘사한 이야기 중, 한국인들은 들개 떼와 같다고 했었다. 이 말 한마디가 한국인을 미치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다시금 광우병에 관한 방송 기사 한 건에 국가 전체가 놀아나니 싱라우브 장군의 이 한마디 평은 오히려 우리를 성찰케 만든다.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라고 아멘, 할렐루야하며 부르짖다가도 교회 내에 문제가 생기면 두 파로 나뉘어서 서로 손가락질하며 사탄이라고 외치는 일들 또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아닌가?
숨쉴 틈이 없이 금새 미쳐버리는 국민성에, 쉽게 흥분해서 주먹질을 하고 돌아버리니 매스컴이 국민들을 선도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느낀다. 아무 근거없이 특정 세력을 위해 약간만 쓸모가 보이면 반죽을 해서 특종인양 무책임하게 보도해버리는 보도 기관을 보며 자성(自省)의 소리가 잔잔하게 퍼져나가야할 것 같다. 30년간 원자력 안전 설계를 위해 연구하고 보고서를 써온 탓에, 확실한 보조 데이터가 없으면 감히 이야기할 엄두도 못내는 습관을 길러왔다. 그러므로 작년 일 년간 미국 생활 정보, 사진이 있는 기행 등 여러 기사를 쓰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저 짐작으로 기사를 쓰면 공신력을 잃게되고 선진국으로의 진입에 있어 장애물을 높이 쌓게된다. 보도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책임을 통감해야할 것이다. 뉴 욕 타임스나 산 호세 머큐리 뉴스 등에 기사가 틀렸다고 생각해서 편지를 쓴 적이 몇 번 있었다. 담당 기자의 답은 신속했었고, 왜 기자 자신이 사실이라고 믿는 지 참고 자료까지 보내왔었다.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다.
작금의 광우병 사태로 미쳐버린 나의 조국을 보고 있노라니, 소띠인 나 자신도 미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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