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약품 목록 만들기 (1)
필자가 의료업에 종사하며 또 주변의 식구들이나 친지들의 일로 병원 출입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가 바로 약품 목록 만들기이다.
또한 환자들을 상담할 때에도 약품 목록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신규 환자를 대하면 환자의 현재 상태를 비롯한 가족들의 질병유무는 물론 일상생활을 비롯한 온갖 세세한 정보를 가급적 많이 입력하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본인의 치료와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들어 환자의 부모가 모두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환자가 현재 고혈압 증세가 없을지라도 나이가 들며 고혈압이 될 확률이 50 퍼센트가 된다.
따라서 이런 환자의 경우는 비록 지금은 다른 병으로 병원을 찾았더라도 고혈압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고혈압의 예방에 대한 교육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받도록 스케줄을 짜주어야 한다.
이때에 꼭 질문을 하는 것이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는가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본인이 쓰고 있는 약의 종류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경우가 드물다.
물론 약 이름들이 대부분 생소하고 읽기조차 난해한 것들이 많긴 하지만 현재 쓰는 약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으면 새로 처방을 내리기가 곤란해진다.
그 이유는 우리가 쓰는 모든 약물은 크건 작건 간에 모두가 얼마만큼의 부작용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부작용들은 특정 약물과 섞일 경우에 더 심해지는 수도 있고 따로 복용할 때는 없던 새로운 부작용들이 생기기도 한다.
얼마 전에도 주변에서 새로운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뒤에 약물간의 교차반응으로 갑자기 혼수상태가 되어 응급실에서 깨어난 사건이 있었다.
이 분은 우울증 증세로(이런 종류의 약들은 특히 부작용이 많다.) 기존의 약이 메스꺼움이 심해 다른 약으로 바꿨는데 우연히 풀독이 올라 다리가 너무 가려워 무심코 약국 진열대에서 가려움을 멎게 하는 약을 사서(이렇게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을 Over the Counter Medicine이라고 한다.) 먹었다가 심한 부작용을 일으킨 케이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용량도 문제가 된다. 몇 밀리그램까지는 다른 약물과 혼합되어도 괜찮은데 그 이상의 양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어떤 약물은 처방할 수가 없다.
또 어떤 약은 복용이 끝나고 2주가 경과되어야 다른 약을 처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다못해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비타민 E도 고용량일 경우 지혈이 잘 되지 않게 하는 성질이 있어 수술 전에는 반드시 끊게 한다.
이렇듯이 약물 간에는 약물의 성질에 따라 피해야 할 것들이 있고 함께 쓰면 더욱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는 약물들만의 궁합이 있다.
이것을 교차반응(Cross reaction)이라고 한다.
그런데 본인이 현재 쓰는 약품의 목록이 없다면 어떻게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치료효과가 높은 약을 찾아내고 또 절대로 피해야 할 약을 알아낼 수 있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본인의 약들을 꼼꼼히 적어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너무나 좋다.
하다못해 약병들을 통째로 있는 대로 비닐봉지에 넣어 오시는 분들도 너무 좋다. 이런 분들께는 특별서비스로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목록을 만들어 드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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