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백인경 /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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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이 끝나고 약간 한가해진 오후엔 조그마한 오피스에 들어앉아 이메일을 열어 보는것은 내가 즐기는 하루 일과 중의 하나다.
더구나 요즈음은 멀리있는 딸과 이메일을 주고 받느라 그 재미가 더하다.
클릭 한번 이면 바로바로 전해지는 전자편지 는 참 편리해서 좋지만 난 아직도 자필로 쓴 편지를 더 좋아한다.
가끔씩 사무적인 인쇄체의 메일속에 자필로 쓴 편지를 받을때면 괜스레 가슴까지 설렌다.
편지는 아무리 주고 받아도 물리지를 않는것 같다. 물론 요즈음은 누구나 휴대전화가 있으니 할말이 있으면 바로 전화 한통이면 된다고 해도 편지가 주는 뭉클한 감동은 전해지지 않는다.
지금은 지나간 세월속에 희미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펜팔로 주고받았던 어느 남학생과의 편지는 얼마나 내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는지!
소녀시절 단짝친구 혜숙이와는 날마다 붙어다니 면서도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날마다 편지를 주고 받았었다.
얼굴 마주보고 할 수 없는 낯간지러운 말도 편지로는 조금 용기를 내볼수도 있고 속에 담아둔 어려운 얘기도 할수있다.
몇년전 어느날 아침 내 머리맡에 딸아이가 “엄마 사랑해요. 일 잘 다녀 오세요.” 하고 서툰 한국말로 남겨둔 짤막한 편지는 찐한 감동으로 남아 아직도 내 지갑안에 있다.
결혼후 어느해 겨울에 받았던 어머니의 맞춤법은 틀리지만 사랑이 찐하게 베어있는 편지는 어머니의 마음속에 깃든 풍부한 정서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고 내가 몰랐던 어머니의 다른면을 볼수있어서 기뻤었다.
이렇듯 편지는 서로의 사랑을 더욱 찐하게 전달할수 있고 웬만한 오해도 풀수가 있어서 난 편지 쓰기를 좋아하고 또 편지를 받는것도 무척 좋아한다.
몇년전 내생일날 에는 아이들에게 생일선물로 편지를 받고 싶다고 했었다. 지금도 그편지들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예쁜 편지지나 좋은 만년필을 볼때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가끔씩 집안 정리를 할때 문득 옛날편지들을 들쳐볼때면 새로운 감회에 젖곤 한다. 지금도 좋은 내용의 편지들은 곱게 접어 깊숙히 넣어둔다. 가끔씩 기분이 삼삼할때나 비라도 오는날 꺼내보면 내마음이 촉촉히 젖으리라.
가끔씩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야겠다.
내가 보낸편지도 어느손길에 의해 곱게 접어 소중하게 간직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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