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오면
6월이 오면 나는 먼 조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모윤숙 님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를 소리내어 읊어본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국어 선생님은 이 시를 외우지 않으면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 덕에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울 수 있다.
그 때 국어 선생님은 이북에서 월남하여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반공정신이 투철한 분이었다. 고교시절 내게 이 시는 그저 감동적일 뿐이었다. 그러나 63년 대학을 졸업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돼 휴전선 최전선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 이 시는 시가 아니라 나의 가슴속에 애국심을 일깨워주는 애국가였다.
6월이 오면 피를 토하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던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모윤숙 님의 시를 외어본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산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누른 유니폼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나온다…중략/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처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중략/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나니/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모를 골짜기 밤이슬 내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중략/장미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며/나는 듣노라/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중략/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오지 않으리라, 다시 오지 않으리라/싸울 곳에 주저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일으켜라…중략.
6.25가 남긴 상처는 5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고 우리의 가슴 속을 태우고 있다. 특히 북녘에 부모형제를 두고온 피난민, 그들의 고통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나는 6월이 오면 고향에있는 부모 형제 생각에 잠못 이루며 못난 조상, 원망스런 아버지, 그리고 부끄러운 나 자신을 생각하며 한달을 넘겨야 한다.
그리고 내년에도 이 글을 써야한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또 쓰고 또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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