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요르단 원정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한국축구 7일 요르단과 운명의 원정격돌

박지성 처진 스트라이커 이동, 설기현 출격

중동 원정에 나선 한국축구 허정무호가 운명의 일전을 치른다. 오는 7일 오전 7시30분(LA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의 킹 압둘라 스테디엄에서 요르단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조 4차전 원정경기를 갖는다.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벌어진 요르단과 홈경기에서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2로 비긴 한국은 현재 예선 3조에서 1승2무, 승점 5를 기록하며 역시 승점 5인 북한에 골득실차로 불안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요르단이 현재 승점 4(1승1무1패)로 조 3위를 달리고 있으니 이날 진다면 요르단에 추월당하게 된다. 한국은 또 경기 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 오는 14일 3조 5차전 원정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허정무호의 최종예선 진출여부는 이 중동 2연전 결과에서 사실상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요르단은 현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00위로 한국(45위)보다 많이 처지지만 이미 지난달 서울에서 0-2 열세를 딛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무승부를 이끌어낸 것이 말해주듯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특히 후반 교체 투입돼 두 골을 터트린 공격형 미드필더 압산 압델 파타는 최고 요주의 인물.

전반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한국은 수비벽을 두텁게 쌓고 역습을 노리는 요르단의 작전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난 4일 요르단에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을 끝낸 허정무 감독은 지난 주 홈경기와 비교할 때 스타팅 11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박지성의 임무 변화. 지난 경기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나섰던 박지성은 이번에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섰던 왼쪽 날개 자리에는 돌파력이 좋은 이근호가 투입되고 오른쪽에는 골반뼈 부상으로 출장이 어려운 이청용 대신 컨디션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설기현이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방 원톱은 여전히 박주영이 나선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남일-조원희가 나서며 포백라인은 좌우에 이영표와 오범석이 서고 중앙은 강민수와 곽희주 콤비가 기용될 전망이다. 골키퍼에는 지난주 경기에서 부진했던 김용대 대신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된 정성룡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경기에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오른쪽 날개로 나서는 설기현이다.

대표팀에 합류한 뒤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지난주 요르단전에서 A매치 루키 이청용에 밀려 필드에 나서지도 못했던 설기현은 이번 경기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할 입장이다. 비록 벤치워머로 전락했지만 프리미어리그라는 큰물에서 놀았던 그가 제 몫을 해준다면 박주영-박지성의 양박 스트라이커의 발끝에서 가뭄 끝 단비같은 골 폭죽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중동원정 2연전의 앞길은 험난할 것이다.
<김동우 기자>